국민의힘 '권권 투톱 체제'…권영세, '도로 친윤당' 탈피 과제
입력 2024.12.25 00:10
수정 2024.12.25 00:10
비대위원장에 권영세…'조용한 리더십' 평가
尹 탄핵 국면 당 화합·안정에 방점 찍은 듯
'친윤당' 비판 불식 가늠자 비대위 인선 주목
"계엄 옹호 정당 이미지 벗어나는 게 중요"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이 지명되면서, 당이 '권(권영세)·권(권성동) 투톱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투톱' 모두 친윤(친윤석열)계 중진이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인선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의 분열상을 수습하고 단일대오 대응을 위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권성동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지명하는 인선안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권 의원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공식적으로 의결할 예정이다.
권성동 대행은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당의 화합과 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권 지명자는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며 "특히 두 차례 대선에서도 상황실장·선거대책본부장 등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결과로 실력을 입증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권영세 지명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당이 최대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당 내부 '안정'에 방점을 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의총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화합·안정·쇄신이 다 필요하다.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쇄신이 이뤄질 수 없다"며 "안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당의 단합이다. 당이 안정이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당을 바꿀 수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권 지명자는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정무적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차분한 성품으로 '조용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덕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권 지명자는 의원들 간에 상당히 호응을 받고 있고, 인품이 워낙 전부 다 좋다고 평가가 나 있다"고 전했다.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 5선 중진으로서 정치력·경륜·돌파력 다 갖춘 분이다. 이 난국을 잘 헤쳐가리라 믿는다"라며 "친윤 색깔이 그나마 옅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 분은 전략가"라며 "겉으로 막 투쟁하는 분이 아니라 내적 투쟁 동력을 모으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권 지명자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과 조기 대선 여부에 따라 당 대선후보 선출 등 대선 정국 관리 역할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향후 정국 안정과 수습을 맡아야 한다.
그는 '비대위가 조기 대선 준비위원회 성격'이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며 "아직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나오지도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기 대선을 전제로 이상한 결정을 내렸다가 번복한 일이 있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권 지명자가 계파색이 옅다고는 하지만, 친윤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권 지명자가 추후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등판한 뒤 인선할 비대위원 면면이 이러한 비판을 불식할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은 비대위원장 지명자 발표 직전 "지금의 비대위는 대통령과 철저하게 분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당을 쇄신하고 혁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된다"라며 "정권을 우리가 재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그런 정당 이미지를 반드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비윤(비윤석열)계 안철수 의원도 '도로 친윤당' 지적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상의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정말 영남당·극우당, 그리고 친윤당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지혜를 같이 모으겠다"고 말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언론에서 친윤이라고 하는데, 경험자의 재소환이라 봐달라"라며 "수습과 여러 혁신해야 하는데 이걸 추스를 경험자, 역량치에 집중했다. '권권 체제'는 그에 대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