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UNOC…국제회의 앞둔 한국, 글로벌 해양 리더십 ‘흠집’ 우려[길 잃은 방향타]
입력 2024.12.19 13:00
수정 2024.12.19 16:05
내년 4월 부산서 ‘아워 오션 콘퍼런스’ 개최
11월엔 프랑서에서 ‘UNOC’ 개최지 선정
굵직한 국제 해양 회의 앞두고 대통령 부재
해수부 “예정대로 진행 중, 문제 없을 것”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태가 한국의 글로벌 해양 리더십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4월 예정된 아워 오션 콘퍼런스(OOC)는 물론 2028년 유엔 오션 콘퍼런스(UNOC) 개최지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내년 4월 부산에서 OOC를 개최한다. OOC는 해양수산 분야 고위급 국제회의다. 세계 해양 리더가 모여 해양 현안을 논의하고, 실천 공약을 발표해 ‘해양 다보스포럼’이라 불린다.
해수부는 OOC가 우리나라가 글로벌 해양 리더로서 외교적 위상을 높이고 국제적 협력과 경제적 이익을 증진할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해수부는 “OOC는 해양수산분야 고위급 국제회의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해양 리더로서 외교적 위상을 높이고 국제적 협력과 경제적 이익을 증진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10차 아워 오션 콘퍼런스 개최가 해양 수산 분야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나라 위상을 강화하고, 향후 글로벌 해양 협력을 이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회의 개최 시점이다. OOC는 내년 4월 부산에서 열린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은 이르면 2~3월께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 심사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심사가 늦어지더라도 권한대행 체제인 만큼 대통령 없이 OOC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헌재에서 탄핵안을 기각하더라도 윤 대통령은 이미 위상이 실추된 상태다.
해수부는 현재 유치를 추진 중인 2028년 UNOC도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다. UNOC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가운데 대양·바다·해양 자원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UN 회원국과 국제기구 등이 모이는 회의다.
UNOC는 UN이 주재하는 고위급 회의체다. 회원국 전체가 세계 해양 환경 등에 관한 거대 담론과 가치에 관해 이야기한다. 회의는 3년마다 개최해 규모와 의미 면에서 OOC와 차이가 난다.
현재 해수부는 2028년 UNOC 유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정확히는 칠레와 공동 개최 형식이다. UNOC는 일반적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회의를 따로 하는데, 내년에 열리는 제3차 회의도 선진국은 프랑스, 개도국은 코스타리카에서 모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 차관과 실장이 UN해양특사와 모두 면담을 했다”며 “UNOC는 경쟁보다는 바다라는 거대 공통 담론에 대해 모두가 모여 협력하는 장(場)이기 때문에 협의에 의한 개최 형태로 갈 가능성이 커 우리는 유치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2028년 UNOC 개최국은 내년 11월 열리는 UN총회에서 결정한다. 이에 정부는 4월 부산에서 개최하는 OOC와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3차 UNOC에서 개최 의지를 밝히고 회원국 협조를 이끌 계획이다.
OOC 개최와 UNOC 유치 문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이 부재한 경우 위상 실추는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이 탄핵 국면에서 살아남아도, 다음 정권이 들어서도 한국의 글로벌 해양 위상에는 흠집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해수부 관계자는 “OOC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회의 때 모시게 될 우리 쪽 VIP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해외 초대 명단 등 다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OOC 사무국과 소통하면서 원래 계획대로 이상 없이 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회의 유치 문제는 정권에 따라 찬성, 반대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UNOC 경우 조정자 역할을 하는 피터톰슨 유엔해양특사 역할이 중요한 데, 지금 우리와 계속 연락 주고받으면서 (탄핵 사태가) 콘퍼런스 유치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