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기록 저지’ 정관장, 흥국생명·현대건설 끌어내리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12.18 09:45
수정 2024.12.18 09:46


대전 정관장. ⓒ 한국배구연맹(KOVO)

대전 정관장이 대기록 도전에 나선 인천 흥국생명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2024-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5-22, 25-23, 14-25, 25-22) 승리를 따냈다.


1~2세트를 따낸 뒤 3세트를 내주고 4세트에서 17-20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부키리치의 연속 득점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메가-부키리치의 블로킹과 퀵오픈이 잇따라 터지면서 25점 째를 따내고 승리를 확정했다.


벤치의 신경전 탓에 다소 과열됐던 분위기 속에도 정관장은 흔들리지 않고 세 번의 세트를 따냈다.


부키리치 외국인 공격수 부키리치는 34득점을, 메가가 20득점을 올리며 김연경(26점)이 버틴 흥국생명을 무너뜨렸다. 정관장 쌍포 부키리치와 메가는 공격 성공률에서도 47% 이상을 찍으며 위력을 떨쳤다.


세터 염혜선·외국인선수 메가가 합류해 '완전체'를 이룬 정관장은 1~2라운 때와는 사뭇 다른 경기력으로 흥국생명의 무시무시한 질주를 가로막았다.


3위 정관장(9승6패·승점26)은 5연승을 내달리며 4위 IBK기업은행(8승6패·승점22)과의 격차를 벌렸다. 선두 흥국생명(승점40)은 개막 14연승 끝에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정관장 앞에서 무너진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이 2021-22시즌과 2022-23시즌 두 차례 세웠던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에 도달하지 못했다.


도저히 질 것 같지 않던 흥국생명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건 정관장은 지난 2022년에도 V-리그 최다연승(16)에 도전하던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았던 팀이다. 배구팬들 사이에서는 ‘대기록 저지팀’으로 불리기도 한다.


배구 관계자들은 “대기록만 저지하는 게 아니라 흥국생명이나 현대건설의 우승 도전도 저지할 만한 팀이다”라고 평가한다.


대전 정관장. ⓒ 한국배구연맹(KOVO)

정관장의 현재 기세를 보면 개막 14연승을 질주하던 흥국생명이나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건설을 떠오르게 한다. 이날도 정관장은 특급 외국인 듀오 부키리치와 메가가 무려 54점을 합작하며 흥국생명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둘은 지난 12일 3연승을 달리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56점을 찍으며 풀세트 접전을 승리(25-20 25-23 8-25 27-29 15-7)로 장식했다.


베테랑 세터 염혜선은 고희진 감독과 사인을 주고 받으며 흥국생명의 핵인 김연경을 흔들기 위해 서브를 넣었고, 외국인 듀오에 대한 견제가 집중될 때 정호영 등 국내 선수들을 활용해 포인트를 이끌어내는 등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였다.


강팀을 잡는 강팀이 된 정관장은 ‘완전체’를 구축, 흥국생명-현대건설 양강 구도까지 뒤흔들 수 있는 저력을 과시하며 리그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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