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파일럿의 추락사…유기견 구조하던 중이었다
입력 2024.12.02 22:22
수정 2024.12.02 22:22
미국에서 유기견 구조 활동 중 비행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한국계 조종사 석 김 씨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비행하던 김 씨는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뉴욕주 올버니로 가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여느 때와 같이 구조 활동을 위해 이륙한 김 씨는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들이 캐츠킬 산맥 상공을 지날 무렵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고, 비행기는 그대로 추락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인해 김 씨는 사망했다. 향년 49세. 함께 타고 있던 유기견 리사도 숨을 거뒀다. 나머지 강아지 두 마리는 다리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어린 시절부터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던 김 씨는 4년 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동물 구조단체 '파일럿 앤 퍼스'(Pilots n Paws)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 단체는 재난지역에 있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동물 보호소로 이송하는 일을 한다.
사고 당일에도 안락사가 없는 '쇼하리 밸리 동물 보호소'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페어리테일 레스큐 등 동물구조단체는 김 씨가 그동안 유기견 운송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조해 왔다고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동료 페니 에드워즈는 그가 "놀라운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에드워즈는 그가 올해 허리케인 '헬렌'으로 피해를 본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일에도 참여했다며 "그는 동물 구출뿐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정말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 이후 김 씨의 가족은 김 씨의 마지막 비행에 함께했던 강아지 리사의 유해를 김 씨 가족의 집 뒷마당에 묻기로 결정했다.
김 씨의 딸 레아(16)는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비행에 나설 만큼 리사에 대해 각별했다"며 "우리는 리사를 계속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아는 "아버지가 시작한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리사가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