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이승기의 '대가족', 가족의 의미를 따뜻하게 유쾌하게[D:현장]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11.21 18:43
수정 2024.11.21 18:47

12월 11일 개봉

영화 '대가족'이 연말을 따뜻하게 물들일 가족 코미디로 완전 무장했다.


21일 오후 서울 잠실 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는 양우석 감독,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대가족'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 함무옥(김윤석 분)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를 만든 양우석 감독의 4년 만의 신작이다.


양우석 감독은 "제 마지막 작품이 '강철비2'였는데 그 사이 코로나도 지나가고 영화 산업도 위축됐다. 그럼에도 배우, 스태프들이 저희 영화를 위해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잘 봐달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짧지 않게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왔다. 아시다시피 지난 한 세대, 두 세대 동안 가족의 형태, 의미가 굉장히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면들이 작품으론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아 만들게 됐다. 또 가족을 구성하는 게 힘들게 된 현실과, 화목해지기 위해 우리 모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담았다"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김윤석이 대가 끊길 위기에 놓은 평만옥 사장 함무옥을 연기했다. 김윤석은 "함무옥은 굉장히 결핍이 많은 인간이다. 나의 모습을 투영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함무옥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의 잘난 모습도 보고싶지만 모자라고 못난 모습, 그리고 약한 모습을 보고, 그것을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피가 통하지 않더라도 결국 가족이 아닌가 느껴지길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스님이 된 아들 함문석을 연기한 이승기는 삭발을 감행했다. 이승기는 "오늘 이렇게 시사를 하니까, 제가 삭발한게 대단한 일이었구나라는 것을 지금에야 안다. 양우석 선배님 작품, 김윤석 선배님과 부자관계만 보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 삭발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삭발이 도전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른 배우가 그랬다고 하면 대단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의 주옥같은 글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아이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한 신, 그 신을 간절하게 섬긴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아이가 태어나 보니 너무 맞는 말 같다.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김윤석과 부자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대가족'은 현장이 촬영장이자, 교육의 현장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눠주시고, 제가 김윤석 선배님의 오랜 팬이고, 정말 한 번 선배님과 연기할 기회가 있다면 꿈을 꿨다. 이번에 함께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분 중 한 분과 같이 호흡을 나누며 배울 수 있는 건 큰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 후에 선배님과 박수영 선배와 방에 모여 술 한 잔 기울이며, 연극하실 때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시고, 자연스럽게 내일 촬영할 분량에 대해서 운을 띄워주시면, 그런 걸 보며 많은 도움이 됐다. 다음 날 갔을 때 선배님을 바라보면 제가 준비한 모든 걸 잊게 할 만큼의 연기를 해주시니, 제가 연기를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었고, 이끌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연기했다"라며 "개인적으로 저는 대부분 부자관계가 살갑고, 공익광고에 나누는 것처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지는 않다. 그게 대화를 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게 아닐까. 당연히 아버지고 자식이고 하니 집에 있는 시간은 많은데, 일이 있어야 말하고, 말하기 쑥스럽다. 저 역시 아버지와 살갑게 많은 말을 안 하는데 요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더 돈독해지고 서로 이해하는 지점이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윤석은 "이승기는 굉장히 흡수력이 좋다. 적응력도 뛰어나지만, 흡수력도 좋다. 상대 배우에 대한 리액션 순발력이 좋다. 고조부 제사에 늦게 왔을 때, 제가 거의 사자후를 지른다. 그 장면 찍을 때 이승기 얼굴을 보면, 굉장히 놀란 표정이 있다. 그러면 캐릭터에 쑥 빠져들어가게 한다. 그런 면이 굉장히 저희들에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이승기를 칭찬했다.


끝으로 양 감독은 "영화가 관객에게 메시지를 주입하려는 건 지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양하지만 고민해 봤으면 하는 건 가족을 가족 구성원에게 알아서 책임지라고 하는 시대는 지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캐릭터가 모여서 한 사건을 해결하려고 달려가는 영화가 아니라 캐릭터가 자신의 결핍을 향해 달려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레이어가 복잡하고 많은 작품이 되었다. 어찌 보면 저희 영화의 주요 소재 만두처럼 피가 있고, 어떤 속이 들어갔는지 궁금한 것처럼, 많은 레이어가 한 만두처럼 따뜻하고 맛있게 다가가길 바란다"락 바랐다. 12월 11일 개봉.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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