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년 만에 시진핑 만날 듯…트럼프와 회동 성사 여부도 주목
입력 2024.11.13 00:23
수정 2024.11.13 00:30
14~21일 페루·브라질 순방…APEC·G20 정상회의 참석
한일·한미일·한중 정상회담 열릴 듯…"적극 조율 중"
대통령실, 尹·트럼프 회동 가능성엔 "긴밀히 소통 중"
김건희 여사, 이번 중남미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이번 다자회의 계기에 한일·한미일·한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간의 회동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포용적인 경제 성장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 윤 대통령은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우리나라가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서겠다는 점을 천명할 예정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CEO 서밋 인계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후엔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주최하는 '정상 갈라만찬'에 참석한다.
16일 오전엔 APEC 회원국 정상들만 참여하는 '리트리트(retreat)' 세션에 참석해 글로벌 기후 위기 시대에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 계획을 밝히고,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역내 협력 강화 방안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세션 말미에는 페루로부터 APEC 정상회의 의장직을 넘겨받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부터는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윤 대통령은 리마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뒤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페루 공식 방문은 취임 후 첫 중남미 국가 양자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출발한다.
18일부터 공식 일정에 돌입한 윤 대통령은 브라질이 중점 성과로 추진 중인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AAHP) 출범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1세션에서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과 식량 원조 사업 확대와 같은 공약을 발표하고, 기아와 빈곤의 근본 타개책으로서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G20 차원의 노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19일 '지속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열리는 제3세션에선 우리나라가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 녹색 사다리 역할을 지속해 갈 것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다자회의 기간 중 일본·중국·베트남·멕시코·브루나이 등 다수의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의 이번 남미 순방의 의의에 대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외교 구현 △규범 기반 국제 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연대 강화 △우리 외교 지평 및 실질 협력 중남미로 확대 등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한 국제사회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은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라 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한중 정상회담 역시 열심히 협의 중이라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에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22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에 두 정상이 만나게 된다.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에는 정상회담 대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3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를 마치기 전에 어떻게든 별도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는데, 이번 다자회의 계기에 개최하기 위해 적극 논의 중"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변수가 있다. 당선인 측에선 인선과 중요한 국내 정책 아젠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중남미 순방은 5박 8일 일정으로,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만 추가적인 외교 일정이 발생할 경우엔 귀국 시점은 이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