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극 또는 단막극으로…부지런히 넓히는 다양성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10.31 14:10
수정 2024.10.31 14:10

노년 배우 활약 담은 수요드라마부터

다양한 장르의 단막극까지.

틈새 공략한 새 시도에 반가움

‘시츄에이션 코미디’라는 독특한 장르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 중인 수요드라마 ‘개소리’부터 신선함으로 무장한 단막극까지. 방송가가 드라마 시장 어려움 속에서도 부지런히 ‘새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수요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KBS2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그리는 코미디 드라마다.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등 시니어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드라마로도 의미 있지만,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앞세워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흥미롭게 오가며 색다른 코미디의 매력을 보여줘 호평을 받고 있다. 당초 기대작은 아니었으나,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작품의 힘’을 입증했다.


'개소리' 한 장면ⓒKBS 영상 캡처

또 다른 수요드라마인 JTBC ‘조립식 가족’ 또한 유의미한 메시지와 잔잔하지만, 따뜻한 전개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 드라마. 여기에 혈연으로 얽히진 않았지만 ‘가족’이 된 이들의 이야기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상처받은 이들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가족이 되는 평범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시청 순위를 차지하며 의외의 성과 또한 내고 있다. 아시아 지역 OTT 플랫폼 Viu(뷰)가 발표한 10월 4주차(10월 21일~10월 27일) 주간차트에 따르면, ‘조립식 가족’은 인도네시아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말레이시아 1위, 필리핀 2위, 싱가포르와 태국 3위, 홍콩 5위 등을 기록하며 아시아 6개국 톱5에 안착했다.


단막극을 통해선 좀 더 적극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tvN은 ‘오프닝’(O’PENing)'이라는 이름으로 신선한 단막극들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 8일 방송된 ‘아들이 죽었다’는 톱배우가 불가피하게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아버지를 연기하며 아이를 지켜라’라는 미션을 받고, 어느새 진짜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가상현실’이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뤘다는 평을 받았다.


팬클럽 공금을 들고 사라진 엄마를 찾아 나서는 딸이 평생 몰랐던 엄마의 실체를 알게 되는 ‘덕후의 딸’은 모녀의 화해기를 색다르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고, 아프도록 뜨거운 여름을 지내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청량한 분위기로 풀어낸 ‘아름다운 우리 여름’은 따뜻한 힐링극으로 온라인상에서 회자가 됐었다.


배우 탕준상, 남다름 등 신예들이 나선 ‘사관은 논한다’부터 한국전쟁 발발 1년 전, 한 명의 남편을 두고 쟁탈전을 벌인 두 여성의 치열하고 애틋한 동행기를 담는 ‘영복, 사치코’ 등 KBS 또한 사극부터 시대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단막극 다섯 편을 준비해 시청자들을 찾는다.


최근 제작비가 급상승해 드라마 시장이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이에 다양성 위축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있지만 이렇듯 안방극장에 새 활기를 불어넣는 시도들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장르 다양성 확대는 물론, 노년 배우들부터 단막극을 채우는 신예들까지. 새 얼굴이 발굴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어진다. 틈새를 노리는 수준에 그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작품의 힘으로 의외의 성과를 내며 가치를 증명 중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