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물꼬 튼 김민별 “동기들 우승 보며 부담 컸던 것 사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10.14 00:05 수정 2024.10.14 00:05

첫 우승을 차지한 김민별. ⓒ KLPGA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김민별(20, 하이트진로)이 마침내 데뷔 첫 승을 손에 넣었다.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에 위치한 익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4시즌 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8점을 쓸어 담아 최종 합계 49점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졌고 김민별은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으며 당당히 위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황유민, 방신실과 함께 ‘루키 3인방’으로 분류된 김민별은 2위 세 차례, 3위 2회 등 TOP 10 진입 12번을 이뤄내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에 등극했으나 우승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올 시즌에도 23개 대회에 참가한 김민별은 20번의 컷 통과를 이뤄냈고 TOP 10 진입 6차례, 3위 2회 등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며 차근차근 우승 트로피에 다가섰다.


첫 우승을 차지한 김민별. ⓒ KLPGA

우승을 확정한 김민별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하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다.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하다”라고 밝게 웃었다.


이어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챔피언조 바로 앞 조에서 경기를 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했다. 대신 이번 주에는 샷 감과 퍼트감이 좋아 자신감 있게 플레이했다”라고 설명했다.


승부처는 후반 첫 홀인 10번홀이었다. 김민별은 3.1야드짜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2위권 선수들과의 격차를 벌려나갔다. 그는 “10번 홀 어려운 퍼트를 성공하면서 오늘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별은 프로 2년 차를 맞아 쇼트 게임 훈련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별은 “퍼트와 샷 모두 좋아진 채 이번 2024시즌을 맞이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즌 초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라며 “하지만 퍼트 감은 좋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퍼트가 잘 들어간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고, 실수할 때 무너지는 걸 극복하려고 노력한 점이 가장 잘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첫 우승을 차지한 김민별. ⓒ KLPGA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낸 김민별이다. 그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에서는 버디를 많이 해야 우승할 수 있다. 그래서 첫날부터 과감하게 경기했다. 사실 4라운드 경기 중 하루는 정말 잘 되는 날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라면서 “8언더파가 라이브 베스트 스코어다. 오늘 스트로크 방식으로 친다면 9언더파를 기록한 것이라 더욱 기쁘다. 오늘 정말 되는 날이었다”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데뷔 동기인 황유민, 방신실(이상 통산 2승)의 우승은 역시나 김민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는 “동기들이 우승하는 걸 보면서 많이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작년엔 루키 시즌이라 부담감이 덜했는데, 올해는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점점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우승을 놓쳤던 경험들이 오늘 이 우승을 이루기까지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첫 우승이 큰 산처럼 느껴졌는데, 이를 넘어서 좋다. 사실 올해 목표가 대상이었는데,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올해 이루지 못한다면 내년도 목표는 이어질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첫 우승을 차지한 김민별. ⓒ KLPGA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