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그림자 ‘지속’…증권사 실적 양극화 ‘-ing’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10.10 07:00 수정 2024.10.10 10:07

5대 증권사 영업이익 개선세 예상…전년比 30% ↑

중소형사는 PF리스크에 ‘발목’…충당금 우려 여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채권 등 운용 부문의 호조로 대형 증권사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소형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의 문제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조3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5% 수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5대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크게 늘어나는 등 어닝서프이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이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합계는 1조1735억원으로 3개월 만에 1300억원 수준이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 가장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1731억원)보다 71.9%나 증가한 29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분기(2733억원)에 비해서도 8.9%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약 1100억원의 손익차손이 반영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 3곳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금융지주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741억원으로 28.9% 증가하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2357억원, 2494억원으로 각각 99.1%, 23.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키움증권은 실적 개선에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전반적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2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들이 3분기 대부분 실적 개선 중인 것과 달리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부동산 PF리스크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자기자본이 1조원 이상 3조원 미만의 증권사 8곳(한화투자증권·유안타증권·iM증권·BNK투자증권·IBK투자증권·현대차증권·교보증권·신영증권)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곳이 3곳이 나왔다.


iM증권은 10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한화투자증권과 BMK증권 등도 각각 216억원, 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지난 2분기 적자를 유발한 원인인 부동산PF 리스크 관련 충당금 적립금이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될 우려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실제 iM증권은 2분기에만 부동산PF 관련 1509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289억원, 414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바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수익성(ROA·총자산수익률)도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중소형사의 수익성 저하 가능성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PF 사업장 재평가에 따른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나 손실 인식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적립해 온 것으로 고려하면 실적 감소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면서도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 대비 고위험 부동산PF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충당금 적립분을 상회하는 손실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상대적으로 고위험 부동산PF 사업장 비중이 높아 대형사 대비 자산건전성 지표가 더욱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익 다각화에 성공한 중소형사의 경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중소형사 내에서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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