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총파업 돌입하나...압박 수위 높이는 노조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4.10.07 06:00
수정 2024.10.07 06:00

이견 좁히지 못하며 부분 파업 돌입한 노조

최근 HD현대 3사가 공동 투쟁 결의하면서 총파업 가능성도 커져

여름 넘기며 추투(秋鬪)로 이어지나

지난달 4일 HD현대중공업 노조 부분파업 현장.ⓒ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조선업계가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10월 총파업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사들의 노조 연합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중 가장 세력이 큰 HD현대 3사가 투쟁 강도를 높이면서다. 업계는 이들의 단체 행동이 총파업에 이르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노연은 임단협을 마무리 짓기 위한 집중교섭 기간을 이달 11일까지로 정했다. 교섭이 실패할 경우 오는 16일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HJ중공업, 케이조선, HSG성동조선 등 8개사의 노동조합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8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통상 3~4시간 진행하던 부분 파업을 7시간까지 늘려 진행했다. 한화오션 노조도 지난달 25일 거제사업장 1도크 부근에서 8시간 파업을 전개했다. 한화그룹 서울 본사와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도 상경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도 있었다. 지난달 10일 HD현대중공업의 부분파업 당시 노사가 몸싸움을 벌였다. 회사는 특수상해,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노조를 고소하고, 노조도 공동상해, 폭행죄로 회사를 맞고소했다.


파업 장기화되나...'공동 투쟁' 소식에 우려 ↑


최근엔 조선노연 중 가장 세력이 큰 HD현대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가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영향력이 큰 3사 노조가 공동 투쟁에 나서는 것이 총파업으로 가는 도화선이 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노조가 보기에는 3사의 공동투쟁이 총파업으로 가기 위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3사 대표자들은 지난 1일 회동을 갖고 공동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2024년 임단협 교섭이 안 풀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HD현대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에 의거한 것으로 본다"면서 "HD현대그룹이 뒤에서 조정할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요구처럼 HD현대 조선3사 공동교섭에 나와서 떳떳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에서 벌이고 있는 단사별 갈라치기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아낼 것이고, HD현대 조선3사는 단사별 차등 없는 동일한 내용으로 임단협 마무리까지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D현대 조선3사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10월 10일, 16일, 17일 3일간 공동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의 교섭 결렬이 장기화 하는 가운데, HD현대 조선3사 노조가 다시 한번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20여 차례 교섭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노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업계는 생산 차질, 인도 지연 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는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면서 "부분 파업을 넘어 총파업으로까지 이어져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최대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노연 관계자는 "데드라인까지 최대한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하겠지만, 16일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양측의 입장차만 계속 확인하게 되면 우리는 판단(총파업)을 해야할 수 밖에 없다"면서 "협상 타결에 이를 수 투쟁 방식에 대해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