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한 한 달, 부동산 관망세 짙어지나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4.09.30 06:13
수정 2024.09.30 06:13

서울 매매가격지수 27주 연속 상승, 상승폭은 줄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져

“거래 다소 소강상태, 집값 숨 고르기”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2% 올라 27주 연속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전주(0.16%) 대비 줄었다.ⓒ연합뉴스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대출 규제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됐다.


이에 대출 한도가 줄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낮은 수요층부터 매수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2% 올라 27주 연속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전주(0.16%) 대비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 0.32% 오르며 5년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0.28% ▲0.26% ▲0.21% ▲0.23% ▲0.16% ▲0.12% 등으로 대체로 상승 폭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둘째 주 104.8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같은 기간 전주 대비 1.1p 떨어진 102.6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100 이하로 떨어지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추석 연휴와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그동안 가격 상승 폭이 컸던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인의 관망 심리가 견고해지며 전주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와 금리 인상 등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서울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8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서초구, 용산구 등은 직전 최고가의 평균 99% 수준까지 거래가격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마포구, 성동구, 송파구 등도 90% 이상 직전 최고가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주택(아파트, 연립, 단독주택) 매매가격의 상승폭은 0.83%로 2019년 12월(0.86%) 이후 5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미국이 이달 금리를 0.5%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가격 회복이 빨랐던 서울 지역은 급하게 매수하기 보다 시중금리 인하 시점을 노리며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세가 약해 상향된 가격으로 매매 계약이 쉽지 않아 거래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며 한동안 집값 움직임 또한 숨 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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