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적금 3년來 최저…금리 줄인상 '경쟁 모드'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09.18 06:00 수정 2024.09.18 06:00

은행 금리 내려도, 저축은행은 4% 예금

금리 인하기 '대출 기지개' 수신 늘려야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시스

시장 금리가 낮아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 대출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신 잔액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HB와 바로 저축은행은 정기예금(6개월 회전)에 4%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정기 예금 및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연 3.9%까지 높였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연 3.91%로 0.05%포인트(p) 올렸다.


고금리 적금도 등장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고 연 12%의 '나날이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금리 연 2%에 입금할 때마다 1일 1회 0.1%p씩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적금 만기일까지 100일간 총 10%p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고 연 12%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롯데카드와 함께 최고 연 10%의 '웰컴디지로카 100일 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0.2%지만 최고 연 9.8%p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최고 연 1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67%로 집계됐다. 그러나 은행권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인 연 3.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이 금리 인상 경쟁에 돌입한 것은 쪼그라든 수신고를 회복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신 잔액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주로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그간 업계는 부동산PF 부실 여파로 몸집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올인해왔다. 저축은행 금리까지 낮아지며 자금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0조 8861억원으로, 2021년 11월(98조 6843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불확실성이 있지만 금리가 내려가면 신규 대출 여력이 생기는 만큼,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며 "한동안 위축됐던 저축은행 대출 영업이 살아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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