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 평산책방 폭행 사건에 "편가르는 적대정치 종식해야"
입력 2024.09.11 10:32
수정 2024.09.11 10:35
"끔찍한 범죄행위 강력히 규탄…
폭력행태 보며 정치역할 돌아봐"
李, 문 전 대통령 예방한 날 발생
책방 직원 폭행한 20대는 구속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 '평산책방'에서 직원이 방문객에게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대를 제거하고 국민을 편가르는 정치만 남으니 국민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다"고 반응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늦은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산책방에서 벌어진 끔찍한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적었다.
이 대표는 "갈수록 과격해지고 또 많아지는 폭력행태를 보며 정치의 역할을 돌아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이해가 얽혀 있는 인간사회에서 갈등은 필연"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면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존중하며 소통하고 통합하는 정치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우리 정치는 그렇지 못하다"며 "상대를 인정하고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균열과 갈등을 먹고사는 '적대정치'로 변질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심각한 위기이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면서 "적대정치를 종식하고 정치의 본질을 복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통합의 정치, 상생하는 사회,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가 지금의 정치에 부여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6일에도 일부 강성지지자들이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탈당을 요구하는 집회를 예고한 데 대해 우려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당시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거듭 강조했듯 내부 분열은 우리의 가장 큰 적이고, 언제나 패배의 원인이었다"며 "우리 안의 차이가 있다고 한들 상대와의 차이보다 크진 않을 것이라는 단결의 메시지를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이, 그동안 골이 깊었던 계파갈등을 봉합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사위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이 대표 또한 각종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8일 문 전 대통령을 만나서도 "문 전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는 정치적으로도 또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고,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고 했다"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앞서 경남 양산경찰서는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났던 지난 8일 저녁 평산책방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책방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6시)이 끝나 나가달라는 직원을 향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달라는 등 횡설수설하며 마구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평산책방 이사회는 피해자가 왼쪽 팔이 부러지고 갈비뼈·척추뼈가 골절될 정도로 크게 다쳤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사회는 전날 성명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평산책방을 다녀간 날 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평산책방에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며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전직 대통령 경호구역 안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