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재탕 안한다"…황정민·정해인 '베테랑2', 강력해진 액션·쾌감으로 컴백 [D:현장]
입력 2024.09.09 19:02
수정 2024.09.09 19:03
9월 13일 개봉
'베테랑2'가 1편과는 다른 색채로 모험에 나섰다. 액션의 쾌감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정의'라는 신념에 질문을 던진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는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 정해인인 참석한 가운데 '베테랑2'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으로 2015년 '베테랑'의 후속작이다.
'베테랑'은 지난 5월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에 이어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 받았다. 지난 토론토서 '베테랑2'의 6일(현지시간) 프리미어 상영을 마친 류승완 감독은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토론토가 작년까지 할리우드 파업 때문에 분위기가 쳐져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사람도 많이 오고, 극장 안 분위기도 활기찼다"라며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유머 코드가 활발한 영화로 인지해 주셨다. 실제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그런 질문이 많이 나왔다. 제가 개인적으로 '리썰 웨폰'을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는 리뷰를 봐 기분이 좋았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경찰 영화라 영광이었다"라고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황정민은 9년 만에 '베테랑2' 서도철 형사로 돌아왔다. 황정민은 "1편이 끝난 후 2편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제작이 안 될 거라 상상도 못했다. 1편이 워낙 잘 됐으니 2편도 곧 들어갈 거라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다"라며 "서도철을 제 마음 한편에 계속 두고 있었다. 2편을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고, 감독님과도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베테랑1'을 얼마 전에 본 것 같은데 2편이 나왔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베테랑'의 출발 자체가 황정민이었다면서 영화의 지대한 공을 황정민에게 돌렸다. 그는 "'베테랑'은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못했다. 2편도 마찬가지다. '베테랑' 시리즈는 이제 저는 없어도 되지만 황정민은 없으면 안 된다"라며 "다른 영화를 만들 땐 시나리오를 다 써놓고 제안 드리지만 이 시리즈는 황정민을 만나 여러 이야길 나누며 진행했다"라고 전했다.
황정민은 이번에도 쾌감 높은 액션신으로 장르물의 매력을 높였다. 황정민은 "감독님과 무술감독님이 베테랑이라 큰 어려움이 없었다. 날씨가 겨울이라 애를 먹긴 했다. 너무 추워서 따뜻한 곳에서 액션 하고 싶었는데 남산, 비 오는 옥상 등 야외에서 했다"라고 고충을 밝혔다.
정해인은 서도철 형사의 눈에 띄어 새롭게 합류한 신입 형사 박선우 역을 맡았다. 류 감독은 "1편처럼 선과 악의 구도로 진행되는 이야기라면 전작의 조태오와 같은 인물과 비교할 수 있는데 이건 애초에 출발이 다르다. 박선우와 조태오의 비교보다는 어떤 다른 지점이 있는가를 보는 게 저에겐 더 중요했다"라고 새롭게 등장한 박선우의 기능을 설명했다.
이어 "전작과는 완전 다른 결의 인물이라 신뢰감이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이 인물은 자기가 하는 신념이 확고하고, 행동에 옳다고 생각하기에 스스로가 신뢰를 던져주는 인물이"이라며 "'시동'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는데 정해인 배우가 가진 신뢰감이 있었다. 굉장히 젊은데도 불구하고, 묵직하고, 차분하고,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흡수하려는 태도가 좋았다.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이 배우 하길 참 잘했다'라고 생각했다. 현장 융화력이 좋고 대사 정보량을 빨리 많이 소화해야 하는데 딕션이 정확했다. 엄청나게 훈련이 많이 된 배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다. 완성한 후 편집할 땐 동공 연기, 어떨 때는 같은 연기인데 텅 비어 보이기도 하고, 선량해 보이기도 하더라. 이 배우가 큰 복이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정해인을 칭찬했다.
정해인은 "전편은 명확한 악의 구조가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다른 느낌의 악의 구조, 빌런 집단의 형성 등 대표로 보이는 인물이라 전편에 대한 캐릭터적인 부담감은 거의 없었다. 전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합류한다는 자체에 부담은 컸다. 내용을 듣고, 대본을 보면서 전편을 넘는 빌런이 되어야겠다, 혹은 아예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부담감은 거의 없었다"라고 새로 합류한 기분을 말했다.
또한 그는 "신념과 정의의 싸움에 대해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액션이 많다 보니 육체적 피로도가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배우 정해인으로서 박선우를 이해하고, 왜 이렇게 했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내린 결론은 명쾌하게 답을 내리고 하지 말자였다. 저는 그거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제가 믿고 있는 신념이 맞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올인 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도 나왔듯 '해치'라는 이름도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고, 마녀사냥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제가 연기한 박선우라는 인물이 마녀사냥의 어떤 대표의 얼굴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박선우의 접근법을 밝혔다.
특히 정해인은 텅 빈 동공 연기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아무래도 초반에 제 시선의 방향이 중요했다. 중간에 투입된 사람으로서 관찰을 해야 하니까 특징을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후반부터는 마스크를 쓰고 연기해야 하니까 표정 연기 등에 제약이 있었다. 모자까지 썼는데 작은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2'는 전작 '베테랑'이 2015년 13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며, 올해 추석 대형 배급사 한국 영화로 유일하게 출격한다. 류 감독은"공식적으로 극장용 속편을 만든 건 처음이다. 그래서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 이 세계관을 아끼기 때문에 모험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상업영화라는 표현을 지양한다. 저는 대중영화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흥행하는 게 좋지만 숫자에 목표를 두고 하게 되면 저만 괴로운 것 같다. 보다 중요한 건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러 온 관객의 마음을 훔치고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영화가 어떻게 전달됐는지가 중요하지 흥행에 대한 숫자, 강박을 스스로 가지려 하지 않는다. 제작진도 저의 방향성에 대해 동의해 주셨다. 제가 무리수를 두는 것에 대해 황 선배도 동의해 주셨다. 같이 만드는 모든 동료들의 호흡이 맞았기 때문에 자본도 설득할 수 있었다"라면서 흥행 부담감에 대해 솔직히 밝혔다. 9월 1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