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법제화 재추진에 시장 개화 계기 마련 기대감 ‘업’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9.06 07:00
수정 2024.09.06 07:00

김재섭·민병덕, 이 달 개정안 발의 예정

증권사·조각투자업체 플랫폼 준비 ‘박차’

토큰증권 관련주 급등세…높아진 주목도

제 22대 국회에서도 STO 법제화가 재추진되면서 제도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관련 법제화가 재추진되면서 제도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STO 법제화를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없어 입법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 그동안 사업 채비를 갖춰 온 증권사와 조각투자업체들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던 STO 관련 법안이 22대 국회에서 재추진되는 분위기여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한 껏 높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의원(국민의힘)은 STO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달 중 대표 발의할 계획이다. 같은 정무위 소속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앞서 STO 법제화 재추진을 위해 이달 초 STO 입법 세미나를 개최해 당국과 학계, 업계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토큰증권의 안정적 발행·거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과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동일한 제도가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재 사항 등 세부적인 시행령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토큰증권은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말한다. 기존 전자증권과 달리 금융회사가 중앙집권적으로 등록·관리하지 않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STO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위해선 비정형적 증권의 유통 근거가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토큰증권 권리를 인정한다는 내용의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각각 마련돼야 한다.


그간 증권사와 조각투자업체 등 관련 업계는 STO 사업 진출을 위한 협업과 플랫폼 준비에 매진해 왔으나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으며 국회 내 논의를 초조하게 지켜봐 왔다.


21대 국회에서도 당시 정무위 소속이던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7월 토큰증권의 유통 근거와 권리 등의 내용을 담은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다른 현안들에 밀려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동 폐기됐다


제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3개월 만에 법안 발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STO 법제화가 재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입법에 속도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여야 간 STO 제도화에 이견이 없는 가운데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견 없는 법안에 대해 조속한 통과를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21대 국회에서 법안을 추진했던 윤창현 전 의원이 최근 코스콤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관련 서비스 인프라 구축에도 한층 속도를 붙일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토큰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바람직한 입법 방향’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

22대 국회에서 STO 법제화가 재추진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시장 개화를 염두에 두고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증권은 지난달 말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인 유리버스(Uriverse)와 STO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토큰증권 플랫폼, 재무적투자(FI), 차세대 금융서비스 사업 등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최근 인터넷서점 플랫폼 예스24는 지분 100% 종속자회사인 아티피오를 통해 ST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을 밝혔다. 현재 아티피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개발에 돌입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이달 중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조각투자 정보 제공 대상에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테사를 추가하고, 하나증권은 MTS에 STO 거래 탭을 신설하는 등 STO 플랫폼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STO 법제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조각투자 관련 업종의 주가가 오르는 등 시장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갤럭시아머니트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갤럭시아에스엠은 이달 들어 5일까지 36.13%(1910→2600원) 급등했고 미술품 조각투자사 서울옥션블루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서울옥션은 같은 기간 19.50%(6410→7660원) 올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후 STO 시장에 대한 관심은 다소 감소했다”면서도 “여야 양측 공약집에 토큰증권 관련 제도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는 만큼 하반기 이후 법제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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