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 덕에 물 만난 '그랑 콜레오스'-'액티언'
입력 2024.09.01 06:00
수정 2024.09.01 06:00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붐' 수혜 전망
KG 모빌리티 액티언, 내연기관차 강점 '가성비' 어필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인가.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포비아(공포증)로 극단화시켰다.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와 전문가들이 아무리 전기차의 안전성을 강조해도 군중심리는 ‘전기차는 위험하다’는 쪽으로 몰려있다.
이런 상황이 반가운 존재도 있다. 전기차 시장이 한참 성장 가도를 달릴 시기에 탄생했다면 애매한 차종이 될 뻔했던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와 KG 모빌리티의 액티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는 전기차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액티언은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의 강점인 ‘가성비’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전기차에서 눈을 돌린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을 선택지로 꼽힌다.
그랑 콜레오스는 1.5 터보 하이브리드와 2.0 터보 가솔린 두 종류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췄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먼저 출시하는 등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은 이미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가 장악하고 있지만, 출고 대기 기간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9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4개월에 이를 정도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판매량이 많은 차는 소비자들에게 ‘흔한 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여기에 같은 얼굴을 한 가솔린, 디젤 모델의 누적 판매량까지 감안하면 싼타페‧쏘렌토의 디자인적 식상함은 더욱 심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중형 치고는 크기가 작았던 QM6와 달리 그랑 콜레오스는 싼타페‧쏘렌토와 비슷한 차체 크기를 갖췄다. 세련된 디자인에 조수석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별화된 사양까지 갖춰 경쟁력을 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현 상황이 하이브리드 신차를 내놓기엔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싼타페‧쏘렌토 하이브리드의 대기수요 이탈에 더해 ‘뻔한 선택’을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들까지 감안하면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액티언 역시 전기차 포비아 수혜 모델로 지목된다. 레인지로버를 연상케 하는 유려한 디자인을 갖춘 액티언은 3300만원대에서 시작해 최상위 트림도 3800만원대에 불과한 뛰어난 가격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다.
차체 크기는 중형과 준중형의 중간 정도지만 공간 활용성이 우수해 타사 중형 SUV와 경쟁하기에 무리가 없다. 사전예약 5만8000여대, 본계약 1만3000여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기차에서 눈을 돌린 소비자들이 적당한 가격에 유려한 디자인과 패밀리카로 활용도가 높은 실내공간을 갖춘 내연기관 SUV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액티언이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모델 토레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파생 모델이면서도 디자인과 브랜드 네이밍을 차별화해 액티언을 완전히 다른 신차로 만들어낸 게 KG 모빌리티의 절호의 한 수”라면서 “디자인과 실용성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도 무난한 가성비 내연기관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