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1000만명…보험 서비스도 시니어 맞춤 '가속'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08.28 06:00
수정 2024.08.28 06:00

보험사 재가요양기관 사업 진출 허가

자회사 설립 후 요양 사업 확대 '활로'

요양사업 토지·건물 규제 등 한계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시니어 맞춤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들이 시니어 맞춤 서비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시니어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제2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사의 부수업무에 '재가요양기관' 설립을 포함했다. 이번 포함으로 보험사는 향후 방문 요양 서비스 사업에 직접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재가요양기관은 가정에 방문해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재가요양기관 사업은 시설 투자가 잘 되어있는 경우가 드물어, 예기치 못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보험개혁회의 통해 보험사들이 재가요양기관 사업에 직접 뛰어들게 함으로써 재가요양 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사업 초기인만큼 보험사가 직접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단, 자회사 설립 형태로 진행 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요양시설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보험사들은 요양시설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진입 장벽 해소를 외쳐왔다. 현재 보험사들은 요양시설을 설립하기 위해선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해야 해 재정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로 인해 요양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선 토지 매입에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002만4468명을 기록해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전체 중 5126만5238명의 19.6%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늘면서 요양산업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관련 규제가 많아 보험사들은 쉽게 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행 법상 토지와 건물을 모두 소유해야 된다는 게 큰 재정적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투자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사업은 공익성 목적이 매우 큰 만큼, 당국에서 결단을 내려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요양사업 선두주자는 KB라이프생명과 신한라이프생명이 꼽힌다. KB라이프는 업계 최초로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했고, 위례와 서초에 요양시설인 '빌리지'를 개소했다. 서울 평창동엔 실버타운인 '평창카운티'도 열었다. KB라이프는 내년에 서울 은평·강동과 경기 광교에 요양시설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설립하고, 내년에 경기 하남 미사에 60~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물리적 주거 환경뿐 아니라 금융·문화·레저·의료 등 일상에 필요한 생활 지원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실버타운을 서울 은평에 조성할 예정이다.


이들 두 회사 외에 삼성생명과 NH농협생명도 요양사업 진출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기획실 산하에 요양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린 바 있다. 농협생명 또한 지난해 요양사업 TF를 운영하고, 지난 5월에는 일본 요양회사인 젠코카이 산하 젠코종합연구소와 요양사업에 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보험사들도 새로운 먹거리로 시니어세대 맞춤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고령화는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는 만큼, 보험사가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