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연체에…카드사 부실채권 정리 '박차'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4.08.26 14:12
수정 2024.08.26 14:25

올해 들어 카드사 6곳 신용회복채권 양도

실질 연체율 1.76%…전년比 0.22%P↑

"선제적 리스크 통제 차원…건전성 관리"

금융 리스크 이미지. ⓒ연합뉴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속되는 고금리 터널 속에서 연체율이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자산 건전성 부담을 덜고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22일 '개인회생·신용회복 등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상환 중인 채권'을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에 매각한다고 소비자들에게 안내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2·4·5·6월에도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상환 중인 채권은 비케이자산관리대부, 제니스자산관리대부 등에 매각한 바 있다. BC카드도 이달 14일 부실채권을 제니스자산관리에 넘겼다.


하나카드와 BC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도 올 들어 부실채권 매각에 적극적이다. 신한카드도 지난 6월 부실채권을 와이앤케이파트너스대부에 양도한 바 있으며, 현대카드도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매달 부실채권을 비케이자산관리대부,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 등에 넘긴 바 있다. 또한 롯데카드도 지난달 부실채권을 희망1자산대부관리유한회사에 매각했다.


우리카드도 지난 6월에 개인회생 및 신용회복 채권은 리딩에이스캐피탈에, 무담보 채권은 유니버셜대부에, 사전채무조정 채권은 비케이자산관리대부에 각각 넘겼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매각하게 된 배경에는 건전성 관리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실질 연체율이 치솟으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카드사 대부분 연체율이 상승하고 관련 비용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부실채권을 양도해 건전성 관리를 하려는 차원에 채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실질 연체율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올 들어 카드사들의 실질 연체율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질 연체율은 대환대출을 포함한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올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실질 연체율은 1.76%로 전년 동기(1.54%)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 별로 보면 우리카드가 2.41%를 기록하며,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카드 2.13% ▲KB국민카드 2.10% ▲BC카드 1.82% ▲롯데카드 1.80% ▲신한카드 1.68% ▲삼성카드 1.08% ▲현대카드 1.07% 순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카드사들의 채권 매각은 더 잦아질 전망이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카드사 전반적으로 부실 채권이 급증했다"라며 "부실채권을 가만히 내버려두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부실채권 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금리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카드사들은 이와 별개로 올 연말까지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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