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초고령사회…은퇴자들 한숨 돌린 ‘시니어레지던스’ [D:로그인]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4.08.26 07:00
수정 2024.08.26 08:17

기재부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 대폭 확대

토지 등 사용권만 있어도 설립 가능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를 모은 손수레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스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정년퇴직 후 서울의 한 시니어타운에 거주하는 강(72)모씨는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간 친구들이 안타깝다고 한다.


강씨의 친구들은 2년 전 충북 괴산군과 전남 영암군으로 각각 떠났다. 최근 두 친구를 만나 불편함이 없냐 묻자 똑같이 ‘부족한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비용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시니어레지던스에 사는 게 좋죠. 지방의 전원주택으로 불쑥 떠나는 게 겁나기도 하고 인프라 걱정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강씨처럼 노후에도 살던 곳에 계속 거주하고 싶어하는 시니어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국토연구원 ‘초고령시대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커뮤니티 기반의 통합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 8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응답자의 85.5%가 기존 거주하던 지역에 계속 살고 싶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같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고자 수도권 신도시 등에 대규모 시니어타운을 조성키로 하는 등 도심형 시니어 주거에 집중하기로 했다.

실버타운 확대…민간 참여 유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데일리안 DB

기획재정부는 최근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3월 열린 민생토론회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후속 조처 중 하나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법상 개념은 아니다.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 실버스테이(민간임대),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 친화적 주거공간을 뜻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올해 7월 1062만명) 대비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비중은 지난해 누적 기준 한국이 0.12%다. 일본(2.0%), 미국(4.8%) 등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우선 민간사업자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실버타운 설립 시 토지·건물 소유를 의무화하는 규제를 개선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 전문사업자가 토지와 건물 사용권을 기반으로 실버타운을 설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또 서비스 전문사업자 요건을 마련하고 지원근거를 신설해 서비스 전문사업자를 육성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손해보험 계열사인 솜포케어가 2만8500개 시니어 레지던스 중 90%를 토지·건물 사용권 확보만으로 공급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에 신(新)분양형 실버타운을 도입할 예정이다. 분양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일정 비율 이상 임대형을 포함할 것을 의무화한다.


서비스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운영방안을 마련하여 노인복지법 개정 시 포함할 예정이다.


수요가 높은 도심지의 부지공급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도심 내 유휴시설(대학시설, 폐교, 숙박시설, 오피스텔 등) 및 유휴 국유지를 시니어 레지던스로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


시니어 레지던스 조성을 위한 건설자금에 주택도시기금 공공지원 민간임대 융자지원을 검토하고,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지원대상에 분양형 실버타운을 포함할 방침이다.

하반기 중산층용 실버스테이 도입
동대구역 광장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중산층 고령자까지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유주택 고령층도 입주가 가능한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건설임대 1000호와 노후 임대주택의 리모델링 및 매입임대를 통해 2000호 추가 공급해 총 연간 3000호 공급할 예정이다.


입주자 보호 및 선택권 보장을 위해 표준계약서와 품질인증제를 도입한다. 시설 현황과 이용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구축한다.


입주 후 이용료 확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서울주택공사 등을 통해서 기준시가 12억원 이하 주택을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연금형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아울러 실버타운 입주자들이 요양서비스가 필요해진 경우에도 다른 입주자의 생활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주유지가 가능한 기준을 마련한다.


자가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저소득 고령층 대상 주거급여(수선유지급여) 인상을 통해 주거개선도 지원한다.


정부는 관계 부처 전담반을 구축하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신속한 사업지원을 위한 원스톱 지원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한편, 현장 수요자 의견수렴 등을 통해 추가·보완대책을 지속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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