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스타 탄생’ 반갑지만…MBC 과도한 ‘밀어주기’ 독 될라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8.21 13:48
수정 2024.08.21 13:48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와 ‘음악’의 뜬금없는 조합부터 스포츠에 도전했다가 혹평을 받은 김대호 아나운서까지. MBC가 ‘나 혼자 산다’ 출신 스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새 얼굴’ 탄생의 역할로 예능가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반갑지만, 어설픈 활용으로 피로도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생긴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소탈한 일상을 공개하며 공감을 유발하던 기안84는 2022년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로 ‘여행’에 도전하면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기안84 특유의 소탈하고, 낙천적인 매력이 ‘해외 여행’이라는 소재와 어우러져,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극사실주의 여행 예능’이라는 호평을 끌어낸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3까지 제작이 됐으며,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 ‘태계일주’ 시리즈로 지난해 MBC 연예대상 대상까지 수상했다. 이 수상으로 기안84는 비연예인 최초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이라는 기록까지 남겼다.


그러나 ‘태계일주’ 시리즈에 대한 피로도를 우려한 탓일까. 기안84는 최근 새 시즌이 아닌, 스핀오프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이하 ‘음악일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기안84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가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첫 회에서 기안84는 홀로 미국 여행을 시작했다. 브루클린에서 수십 명의 래퍼들을 앞에 두고 영어로 랩을 하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함일 수 있으나, 기안84의 랩은 지나치게 어설펐으며, 그의 서툰 랩에 박수가 이어지는 모습이 어색해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의 ‘버킷리스트’였다는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기안84와 음악의 뜬금없는 조합에 기존 ‘태계일주’의 매력이 흐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된다.


무엇보다 해당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소탈함을 넘어, 날 것의 매력까지 보여주는 ‘나 혼자 산다’ 속 일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도 우려의 요소다. 스핀오프 프로그램까지 소화하며 소비되는 것에 피로도 유발의 걱정도 하게 된다.


이미 우려를 현실로 보여준 사례가 있다. 앞서 같은 프로그램에서 직장인의 공감 가는 일상으로 빠르게 스타로 거듭난 김대호 아나운서는 스포츠 중계라는 낯선 분야에 도전했다가 혹평을 받기도 했었다. 김대호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중계를 맡아 스포츠 캐스터에 도전했으나, 매끄럽지 못한 중계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준비 과정을 공개한 김대호는 이를 지켜보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MBC가 그간 방송가에서 쉽게 찾기 힘든 캐릭터를 포착하고, 조명해 새 스타를 발굴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익숙한’ 얼굴을 반복하는 예능가에 귀감이 될 만한 일인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제 몸에 맞지 않는 옷까지 소화시키며 과도한 밀어주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어렵게 발굴한 새 스타들을 향한 관심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영리한’ 활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