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줏대 없는 우클릭'만 하나…'이견' 진성준 유임에 쏠리는 눈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08.21 06:10
수정 2024.08.21 10:04

금투세 완화 시사하다 진성준 유임

투자자 표심 노려 '중도 확장'만 시도?

민생회복지원금·노란봉투법 통일성 無

"이재명 정책과 정치, 방향 엇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성준 당시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권팀으로 여겨지는 '2기 지도부' 구성에 들어가면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연임에 성공하자마자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을 임명한 데 이어, 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전략기획위원장 선임을 결정하면서다.


이 가운데 이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및 완화론'에 적극적으로 각을 세웠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의 유임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일극체제 비판 완화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분석과 함께, 대권 가도를 쌓고 있는 이 대표가 '일관성 없는 정책 제안'과 '줏대 없는 당직 인선'을 이어가면서 이율배반적 모습이 드러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진 의장은 민주당 일각에서 언급됐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투세 시행유예 및 완화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이 대표가 연임 도전을 선언한 이후에도 공개적으로 완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진 의장의 '교체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정책위의장은 당의 정책을 총괄하며 당론 추진에 앞장서는 자리다. 이 대표가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주요 보직에 진 의장의 유임을 결정한 건 '당내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번 인선에 대해 "이재명 대표 1기 체제에서 2기 체제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아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대표가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과 각을 세우거나, 계파색 옅은 인사를 중용해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대외적인 이미지'만 보강할 뿐, 이 대표의 정책이나 그에 따른 인선에 대한 '통일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투세 시행에 완강했던 민주당은 이 대표가 금투세 공제 한도를 연 5000만원에서 연 1억원으로 올리는 안을 제안하면서 사실상 금투세 완화 혹은 유예 쪽으로 전향적 방향 전환을 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진 의장의 유임을 다시 결정하면서, 주식투자자들의 표심을 노려 '중도 외연 확장 행보'를 시도한 정도에 그친 데다, 실제 당직 인선으론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여준 것이란 지적이다.


이밖에 기존 주장했던 △민생 회복 지원금 25만원 지급 △기본소득 △노란봉투법 등이 금투세 유예와 반대되는 반기업적 성격을 띠면서, 이 대표가 중도층을 겨냥한 적당한 '우클릭 노선'만을 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명직 최고위원 등 남은 지도부 인선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말하는 정책과 정치가 움직이는 방향이 엇갈리고 있다"며 "자신이 기존 주장했던 공약을 대권 가도에 적당히 맞춰 수정하면서 일종의 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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