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스킨십 늘리는 한동훈…이재명과 승부 위한 '단일대오' 전열 다지기 집중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08.20 00:10
수정 2024.08.20 05:01

상임고문단·시도당위원장 만나 의견 청취

'제3자 특검법'·'지구당 부활' 등 쟁점 논의

'이재명 2기 지도부' 등장에 집안 단속 돌입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족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한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 상임고문단과의 오찬,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연달아 가지며 당내 인사들로부터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는 '2기 이재명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제3자 추천 특검안' 등으로 빚어진 당내 이견을 빠르게 봉합하고 본격적인 대야 투쟁을 위한 '원팀'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대표는 19일 오전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고문들은 이날 한 대표에게 '제3자 특검법'에 대한 반대 의견과 건강한 당정관계를 위한 조언 등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3~4명 정도가 부정적 의견을 냈다.


한 참석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특검을 아주 극도로 반대하신 분은 한 분 정도였고, 두세 분 정도가 말했는데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말했다"며 "강하게 말하신 분은 잘못된 특검법은 절대로 받으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했다.


당 원로들은 한 대표의 약점으로 꼽히는 당정 관계 개선을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광복절 특사 복권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이견을 보인 만큼 이에 대한 조언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 상임고문 한 대표에게 과거 노태우 정권 시절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자유당(민자당) 김영삼 대표가 정례회동을 통해 이견을 해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도 그걸 빨리 보완해서 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대표가 주요 회의를 매주 하는 식으로 당정 관계가 긴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한 대표에 "당정이 더 협의를 긴밀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오찬 자리에서는 △지구당 부활 △정무장관 임명 등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는 2~3명의 고문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도 보수당으로서 외연도 확장하고 젊은층의 지지를 전면으로 내세워서 굉장히 과감하게 혁신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빠른 시일내에 연찬회도 해서 방향을 잡고 4~5선 중진들이 많은데 자주 소통해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대표는 상임고문단 오찬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제3자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원래 특검은 공수처든 검찰이든 수사가 진행 중이면 수사 결과를 보고 난 후하는 것이 정석"이라며 "그런데 이 사안은 보수 입장에서 더 중시해야 할 보훈과 안보에 관한 사안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 보시기에 실기한 면이 있어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선정하는 공정하고 독소조항을 뺀 특검을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필요하단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당내 많은 분들과 여러 의견을 논의 중"이라며 "그 논의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제보공작 (의혹)도 (특검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듣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하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한 손으로 이미 자기들이 냈다가 거부권이 행사된 위헌성 강한 특검법보다 훨씬 더 강화된 흉기 같은 법안을 바로 즉시 내놨다"며 "(다른) 한 손으론 마치 대법원장 (특검 후보 추천의) 특검법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은 말씀을 하셨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도 내가 처음에 말씀드린 그런 생각도 갖고 있어서 당내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중앙당사에서 시도당위원장들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일부 시도당위원장들은 지구당의 조속한 부활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원외시도당위원장께서 지구당 부활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긴 했다"며 "정확하게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지구당 부활을 이야기한 분은) 한 3~4명 정도였다"고 했다.


곽 대변인은 한 대표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많은 분이 말씀하셨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안건에 대해 구체적 답변은 못하신 부분도 있다"며 "지구당 부활은 당내에서도 논의가 되고 있는 부분이라 그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 대표는 향후 추진할 당 중점 아젠다를 재점검하고 이견 사항에 대한 설득전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또다시 민주당의 수장에 오른 이재명 대표와의 주도권 싸움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의 이번 행보는 어쨌든 당내외 의견을 수렴해 당론을 확실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재명 대표와의 아젠다 싸움에서 물러섬 없이 치고 나가겠다는 의도로 보면 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당내 이견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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