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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는 '이준석의 입'…'옛 동지' 국민의힘 반응은 '냉랭'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11.24 08:00
수정 2024.11.24 08:00

연일 윤 대통령과 명 씨 관계 언급하며 폭로전

"이제는 결이 완전 다른 야당" 인식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과거 국민의힘 대표 시절 벌어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공천개입 의혹,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개입된 정황을 밝히는 등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 의원이 이같은 폭로전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옛 동료' 이 의원과 국민의힘 사이에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공천이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지 십수 일이 지났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이 의혹은 윤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의 부탁을 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명 씨와 공천 개입 의혹의 제보자 강혜경 씨를 위주로 이루어지던 폭로전에 뜬금없이 이준석 의원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공천 시기에 내게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을 다 확인해봤다. 어느 도당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윤 대통령이) 나한테 '특정 시장을 공천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며 "서울에 어떤 구청장 공천을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 없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좋지 않냐'는 말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튿날 각각 경북 포항시장과 서울 강서구청장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이 의원은 강도 높은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대통령이 청개구리 본능이 있어서, 이준석이나 김종인이 '이걸 하자'고 얘기하면 반사적으로 '안 한다'고 하는데, 명 사장이 얘기하면 말을 듣는다"며 "실제로 명 씨가 김건희 여사나 대통령과 상당히 많은 대화를 한 걸 봤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폭로전이 계속되면서 이 의원을 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시선은 차가워지고 있다. 한때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은 뿌리가 비슷해 범여권으로 간주될 정도로 향후 정국에서 협력 가능성도 기대되던 정당이었지만, 이마저도 더 이상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자기가 마신 우물에 침 뱉는 짓을 하고 있다"라며 "사실에 근거한 것이면 모르겠는데 사실이 아니거나 말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그러면서 이 사람이 말하는 것 자체를 잘 못 믿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대표의 행보를 보면 여러 가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야당과 관련해 특검을 할 때도 항상 야당에 보조를 맞추고 있고, 거의 민주당과 함께 가고 있다고 본다"라며 "이젠 확실히 우리와는 결이 다른 야당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옛날에 살던 집은 떠날 때 깨끗하게 떠날 일이지 거기에 대해서 감 놔라 배 놔라 계속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치적으로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스스로 정치 입지를 넓히려면 어디를 파고들고 그 함정에 스스로 빠지는 언행을 하면 안 되는데, 이 의원이 계속 그런 언행을 하다보니 정치적으로 본인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의원이 여러모로 다급해진 면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너무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준석 대표는 차세대 정치 지도자라는 희소성이 있는 사람인데 그걸 이 말들 자체로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보다 차분하고 담담하게 대응해 가야 하는데 왜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의원은 언젠가는 보수의 본류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던 인물인데, 만약 이런 폭로전이 계속되면 여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보다, 당시 당대표로서 책임이 있었을텐데 모든 것을 완전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일로 이준석 의원의 스피커로서의 영향력도 현저히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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