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건강하게” 대기만성 배소현이 뿌린 씨앗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08.19 16:49
수정 2024.08.19 16:49

5월 생애 첫 승 이어 지난주 대회서 2승째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만의 롱런 비결 공개

배소현. ⓒ KLPGA

불과 석 달 전만 하더라도 우승과 거리가 멀어보였던 배소현(31, 프롬바이오)이 두 번째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배소현은 18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더 헤븐CC서 열린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더 헤븐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서 서어진과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자로 등극했다.


우승 확정 후 더 헤븐 리조트 수영장에 몸을 풍덩 빠뜨린 배소현은 다승자 반열에 올라서며 제대로 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배소현은 대기만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여자골프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 새길 전망이다.


배소현은 2012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나 오랜 기간 드림 투어에 머물렀고, 2017년 어렵게 1부 투어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시드를 지키지 못하고 2년 만에 다시 드림 투어로 내려갔다. 2021년 다시 갤러리 앞에 섰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는 선수로 남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안정감을 찾은 배소현은 지난 5월 열린 E1 채리티 오픈서 마침내 생애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대형 사고를 쳤다.


배소현은 자신의 골프 인생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듯 상위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선수로 한 층 더 성장을 이뤘다. 지난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와 한국여자오픈 등 2주 연속 TOP 10에 진입했던 그는 이번 더 헤븐 마스터즈 정상에 오르며 2승째를 달성했다.


배소현. ⓒ KLPGA

배소현이 30대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나 꾸준한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 덕분이었다.


배소현은 우승 후 기자회견서 “휴식기 동안 숏 게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특히 2주 전부터 대외 행사를 제외하면 매일 같이 연습에 매달렸다”라고 설명했다.


롱런 비결에 대해서는 “체력 훈련을 꾸준히 했고, 허리 부상을 당한 후 코어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에 집중했다. 30대 선수는 비거리와 드라이버에 신경 써야 한다고 들어 이걸 마음속에 새겼다”라며 “여자 선수들은 생명이 짧다고 생각하는데, 골프는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길게 할 수 있는 스포츠다. 나도 길게 선수 생활을 하고 싶어 체력과 비거리 등 아쉬운 부분을 채워가며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대기만성형 선수라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인 배소현이다. 그는 “정규 투어에 와서 처음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조금씩 결과를 얻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골프는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찾아온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나 역시 한 해 한 해 안주하지 않고 계속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건강하게 골프를 오래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배소현. ⓒ KLPGA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