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증시에 다시 확산할까…美 CPI에 쏠리는 시선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8.13 07:00
수정 2024.08.13 09:14

7월 근원 CPI 3.2% 상승 예상…둔화 무게

시장 추정치 밑돌 경우 변동성 확대 전망

경제 불확실성 완화…패닉셀 재현 가능성↓

뉴욕증권거래소.(자료사진) ⓒ자료사진

미국 실업률 상승 여파로 폭락했던 증시가 회복세인 가운데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재차 확산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따른 파급력이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 7월 CPI 결과에 따라 코스피의 방향과 세기가 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하는 국면에서 영향력이 클 수 있단 관측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7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Core) 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이 점쳐진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과 비교해선 0.2% 상승, 근원 CPI는 0.1% 둔화가 예상된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나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실제 물가지표가 컨센서스(추정치)보다 낮을 경우 경기 침체 우려를 재차 자극시킬 수 있어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단 분석이 나온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악재가 악재(Bad is bad)’ 국면인 만큼 물가를 포함한 주요 경제지표들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해야만 단기적으로 침체에 대한 우려도 덜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7월 CPI 발표 외에 잇따라 발표되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증시 민감도를 높여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3일 미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5일 소매판매 지표와 산업생산 지표가 각각 발표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3분기 발표될 지표들이 대체로 둔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실업수당 청구건수 발표 이후 고용 쇼크가 허리케인 여파였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경기 침체 우려는 일부 진정됐으나 이제 시장은 CPI와 소매판매 지표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며 "리스크 진정에 따른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경기침체 관련 불확실성을 완화 시킬 것으로 보고 공포에 사로잡혀 주식을 매도하는 '패닉 셀(Panic sell)' 재현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장기적 관점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진 만큼 변화된 시장 환경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실제로 시장은 연준이 조만간 '빅 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시키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 컷' 가능성은 46.5%로 한 달 전인 7월12일(6.0%)과 비교해 약 8배 가까이 뛰었다.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53.5%)과도 어깨를 겨누는 수준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헤드라인 CPI보다 근원 CPI가 현재 경제상황을 더 잘 설명한다"며 "연준은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했어야 하고 투자자들은 이런 연준을 역이용할 수 있는데 내년에 '버블장'을 준비하는 것과 여기서 강할 성장주를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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