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더 성장한 신유빈, 미래 밝힌 한국 탁구
입력 2024.08.11 00:01
수정 2024.08.11 00:29
혼합복식 이어 단체전에서도 동메달 견인
3년 전 도쿄올림픽 아픔 떨쳐내고 에이스로 성장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탁구의 최대 수확은 한 뼘 더 성장한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의 도약이다.
신유빈은 10일(한국시각)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와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독일을 3-0으로 제압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신유빈은 이번 대회서 메달 두 개를 수확했다. 그는 앞서 열린 혼합 복식에서 임종훈(27·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뤄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는 2012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나온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수확한 값진 메달이었다.
비록 여자 단식 3위 결정전에서는 하야타 히나(일본)에 패해 메달을 가져오진 못했지만 올림픽 단식에서 2004년 아테네 대회 여자 단식 김경아(동메달), 남자 단식 유승민(금메달) 이후 20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은 한국 선수가 됐다.
또한 여자 단체전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둔 신유빈은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앞서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멀티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택수(대한탁구협회 부회장)와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어린 시절 ‘탁구 신동’으로 불리며 두각을 드러냈던 신유빈은 이번 대회서 도쿄 올림픽 때보다 한층 더 성숙된 기량을 펼쳐보였다.
그는 3년 전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도쿄올림픽에 나섰지만 노메달에 그친 뒤 눈물을 삼켰다. 단식에서는 3회전(32강)에서 탈락했고, 단체전에선 8강까지 올랐으나 독일에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당시 아픔은 신유빈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번 파리 올림픽서 에이스로 도약한 신유빈은 혼합복식,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까지 전종목에 나섰다. 이로 인해 15일 동안 무려 1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불가피했다.
특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동메달 결정전을 무려 세 번이나 치렀다.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신유빈은 정신력으로 버텼다.
독일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전지희와 함께 1복식에 나서 3-2(11-6 11-8 8-11 10-12 11-8) 승리를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복식 승리로 흐름을 탄 한국은 단식에 나선 이은혜와 전지희가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신유빈은 20살의 나이에도 벌써 두 번의 올림픽을 치렀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는 3년 전보다 더 기량이 올라왔음을 증명했다.
여전히 중국 탁구의 벽은 높지만 신유빈이 지금처럼만 기대대로 성장해준다면 한국 탁구의 미래는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