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논의 본격화…8월에는 '협치'가 올까요?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08.09 01:00
수정 2024.08.09 01:00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만났지만 이견차만 확인

국민의힘 "정쟁 법안 멈추고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 내자"

민주당 "여야 문제에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 정쟁으로 방어

전문가 "안 좋은 국회 여론에 시늉한 것일 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사진 오른쪽)와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국회에서 민생 여야정 협의체 구성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 '여·야·정 민생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이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협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원론적 수준에서의 협상에만 그치면서 협치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그동안 국회에서 국민들께 보여드린 모습은 여야 간에 극한 대립 갈등 양상뿐이었다. 국회가 이래선 안 된다"며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의힘이 '일하는 국회'로 복원시키겠다. 정쟁 법안은 멈추고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추 원내대표의 제안에 여야는 본격 논의에 돌입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지고 관련 사항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8월 임시국회 중 구하라법과 간호법 등 쟁점이 크지 않은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이견차만 확인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8월 국회 본회의 중에 쟁점이 없는 꼭 필요한 민생 법안을 우리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 이견은 있지만 좀 더 숙의하고 협의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문제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의 리더십에 있다"며 "민생회복지원금(전국민 25만원 지급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영수회담이나 여야 원내대표단을 초대를 해서 민생 회복과 관련해 안을 내놓고 서로 협의해야 새로운 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은 "대통령이 모든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습만 있을 때 과연 여야가 발전할 수 있겠냐"며 "영수회담이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법안과 예산, 국가 위기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 수석의 협상이 원론적 수준에서 그치면서 결국 8월에도 협치는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민적 여론을 피하기 위한 형식상의 협치 시도일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이틀간 100% 무선 ARS 방식으로 '22대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하는지'를 물은 결과 국민 66.0%가 "비정상적"이라고 답했다.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6.0%, "비정상적인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9.9%였다. "정상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0.6%였는데, 이중 "매우 정상적"이라고 답한 이는 14.2%, "정상적인 편"이라고 답한 이들은 16.3%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국회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늉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쟁점 없는 법안이라고 합의한 것이 구하라법과 간호법이다. 그런데 그것은 원래 이견이 없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여·야·정 협의체를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내건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결국 상대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견이 좁혀질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아마 이재명 대표의 1심 판결이 나오는 9월 말에서 12월 사이에는 정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22대 국회는 계속 이렇게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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