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저 왔어요"…독립투사 후손 허미미, 추모비에 메달 바쳤다
입력 2024.08.06 15:33
수정 2024.08.06 15:35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을,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허미미 선수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메달을 들고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추모기적비를 찾았다.
6일 허 선수는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위치한 허석 지사의 추모기적비를 찾아 참배하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앞에 내려놨다. 허 선수는 이날 오전 10시께 김진열 군위군수, 김점두 경북체육회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다.
허 선수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다.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경북체육회에 선수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허무부 씨가 허석 의사의 증손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허 선수는 '전날 귀국하고 여기를 곧장 찾아온 이유'를 묻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허 선수는 현조부가 독립운동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심정에 대해 "처음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하고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다짐도 내비쳤다.
김정훈 경북도체육회 감독도 이날 허 선수와 함께했다. 그는 허 선수를 한국에 데려오고 팀에 입단시키는 과정에서 그가 독립운동가의 5대손임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준 인물이다.
김 감독은 "금메달까지 기대했고 실력은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경기 경험이 없다 보니 작은 실수 하나가 금메달과 은메달 색깔 차이가 나게 된 것 같다"며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올림픽 때는 꼭 금메달을 가지고 다시 이곳에 찾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