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노화 관리?…초4 아들에 '저속노화 식단' 준 의사父
입력 2024.08.06 03:13
수정 2024.08.06 07:18
한 의사 아버지가 초등학교 아들에게 차려준 '저속노화' 밥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지난 3일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임상 조교수는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차려준 저녁 식단을 공개했다.
사진 속 식단에는 흑미 잡곡밥과 멸치, 광어, 어묵, 김 등 소량의 반찬이 담긴 시간과 그릇이 놓여 있었다.
정 교수는 "아들용 저속노화 밥과 코코넛 오일로 구운 광어"라며 "아들용 저속노화 밥 구성은 콩과 잡곡 35%, 찹쌀 15%, 백미 50%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사진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아동학대 아니냐" "애가 엄청 말랐을 것 같다" "김치도 없네" "반찬을 이렇게 조금만 먹냐" "나 어릴 때 부모가 저렇게 먹여서 몰래 먹는 버릇 생기고 섭식장애 왔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아동학대' 논란에 또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한 누리꾼은 "저 나이대 애들한테 툭 하면 매운 떡볶이와 마라탕, 탕후루, 피자 등을 계속 먹이는 부모가 아동학대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 집에서라도 이렇게 챙겨줘야 한다. 부모까지 자극적인 식단을 주면 애가 건강한 음식은 어디서 경험하냐" "저속노화 식단은 이름일 뿐이지. 그냥 몸에 좋고 건강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챙겨 먹는 식단이다" 등 해당 식단에 대해 긍정적 반응이었다.
댓글을 본 정 교수는 "이 글이 인기가 많군요"라며 "먹던 중에 찍은 거고, 저녁만큼은 건강하게 먹이려고 한다. 간식이나 밖에서 하는 군것질은 자유롭게 하도록 둔다"며 간식 상자를 공개했다.
간식 상자에는 그래놀라와 양갱, 초콜릿, 감자칩 등 과자가 잔뜩 담겨 있었다.
정 교수는 "어릴 때 먹는 가속노화 음식이 왜 나쁘냐면 노화와 성장은 많은 경로를 공유한다"며 "가속노화 음식으로 영양 왜곡이 생기면 성장 궤적이 왜곡된다. 가속 성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아 비만, 성조숙증 등 대사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타고난 키보다 작게 자랄 수도 있다"며 "문제는 성인이 됐을 때까지 이어진다. 더 이른 시기에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게 될 수도 있고 생식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평생 써야 하는 대사 소프트웨어. 어릴 때 잘못된 방향으로 쓰면 더 오래 나쁜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