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9월 추석연휴 전에 MBC 신임 사장 선출…내부인사 돼야 하는 이유 [뉴스속인물]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08.03 23:14
수정 2024.08.05 16:21

방통위, 31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6명 임명…이르면 9월 추석연휴 전에 MBC 사장 교체 전망

"2017년 文정부 하수인 민노총 언론노조가 김장겸 당시 사장 옭아매어 쫓아내는 데 딱 13일 걸려"

"방송통신분야는 전문가 써야, 듣보잡 안 돼…MBC 이대로 놔두고는 총선 대패 경고했지만 무시"

"신문 출신 사장 와서 KBS 무엇이 달라졌나…MBC는 KBS 보다 10배 힘들어, 외부인사 절대 불가"

MBC문화방송.ⓒ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추천·선임안을 지난달 31일 의결하고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면서 이르면 9월 추석연휴 전에라도 MBC 신임 사장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MBC는 특정 정파인 민노총 언론노조에 소속된 임직원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좌파 일색의 정치적 후견주의를 혁파하고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려면 작금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강단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내부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직후 곧바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임명(6명) 안건을 의결하고 방문진 이사를 임명했다. 이사에는 김동률 서강대학교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이 임명됐다.


MBC 사장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들이 새로 꾸려지면서 경영진 교체 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방문진은 이르면 오는 13일 회의를 열어 호선으로 이사장을 정하고 안형준 현 MBC 사장 해임안을 상정한 뒤 새 사장 추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MBC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새롭게 임명된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 시작이 오는 13일이다. 가장 먼저 안형준 현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그 하수인인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온갖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당시 김장겸 사장을 옭아매어 내쫓는데 딱 13일이 걸렸다"며 "2주 정도면 안형준 사장도 정리되고 새로운 사장을 모집하는 2주간의 공고 기간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2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와 MBC노동조합(제3노조),KBS노동조합,YTN방송노조원 등이 국회 앞에 모여 '방송악법저지 및 MBC정상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현재 차기 MBC 사장으로는 내부인사설이 유력한 가운데 외부인사설도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 출신의 한 인사는 "윤석열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이 가장 극에 달한 분야가 방송통신분야라며 지난해 11월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그냥 놔뒀으면 몇 달 후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을 당당하게 끝내고 돌아와 현 정부의 방송통신정책을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전 위원장을 사실상 경질함으로써 MBC 정상화는 그만큼 밀리게 됐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송분야는 반드시 전문가를 써야 한다. 누구누구의 뒷배로 내다꽂힌 듣보잡 인사나, 보은성 자리 메꿈 따위는 세월만 탕진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MBC에 정통한 또 다른 인사도 "지난 연말부터 이 나라 보수진영의 거의 모든 인사들이 MBC를 저대로 두고는 절대로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경고했지만 지금의 여권은 악착같이 외면하고 무시했다. 그 결과 총선은 대패했고 지금은 24조 규모의 체코 원전을 수주해도 단신 처리나 되는 정부로 몰락했다. 신문 출신의 사장이 와서 KBS가 달라진 게 무엇이 있는가? KBS보다 10배는 더 힘들고 지독한 것이 MBC의 정상화인 것을 알면 또다시 한가롭게 외부인사 운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황근 선문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MBC는 KBS와 달리 사실상 특정 정파인 민노총 언론노조에 소속된 임직원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인이 없으니 제1노조인 민노총 언론노조가 실제로 회사를 경영하는 주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며 "공영방송이 이른바 '정치적 후견주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띠고 있는데 이러한 극단적인 체제를 혁파하고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려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강단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내부 인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그러면서 "외부에서 온 제3의 인사가 사장이 될 경우 작금의 복잡한 정치적 갈등 구조를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자칫 1~2년 겉돌기만 하다 결국 가까운 몇몇 사람에 의해 회사가 좌지우지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했다.


현재 차기 MBC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내부인사로는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 출신의 오정환 MBC 제3노조 위원장이 있다. 문 전 국장은 1993년 MBC에 입사한 뒤 워싱턴특파원을 거쳐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지냈다. 지난해 2월 사장직에 지원하면서 "공영방송 MBC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비언론노조를 대표해 사장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오 전 본부장은 1991년 MBC에 입사한 뒤 사회1부장과 기획취재부장, 보도본부장을 거쳤다. MBC 내 보수노조인 MBC노동조합(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현 MBC 경영진과 언론노조를 상대로 숱한 법정 다툼과 소송전을 주도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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