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IOC, 대한민국한테 왜 이래?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4.08.03 07:00
수정 2024.08.03 07:00
개회식서 대한민국 선수단 북한으로 잘못 소개
바흐 위원장 직접 사과에도 태권도 영상에 ‘유도’ 표기 오류
거듭된 실수로 눈살, 참가국에 대한 존중 결여
“대한민국은 동하계올림픽과 축구 월드컵 등을 개최한 나라로서 국민들이 이번 일에 많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실수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유독 대한민국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자주 전달돼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때부터 조짐이 불안했다.
개회식을 진행한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선수단을 태운 유람선이 입장하자 한국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즉, 북한으로 소개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했다.
대한민국은 개회식서 48번째로 입장했는데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의 순서 때는 정확하게 소개, 이날 개회식에서는 대한민국 없이 북한만 두 번 입장한 셈이 됐다.
결국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 전화를 걸었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시정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지만 실수는 또 다시 이어졌다.
IOC는 올림픽 공식 SNS 계정에서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의 이름을 ‘오상구(Oh Sangku)’로 잘못 표기했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이 댓글로 수정을 요청하자 그제서야 정정했다.
아쉽게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IOC는 지난달 31일 공식 SNS 계정에 태권도 관련 영상을 올리면서 '유도'로 소개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종목을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서 IOC는 해시태그를 ‘태권도(Taekwondo)’가 아닌 ‘유도(Judo)’라고 달았다. 이후 IOC는 유도가 아닌 태권도로 정정했으나 이미 그들의 실수가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물론 IOC의 실수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지난 28일 열린 남수단과 푸에르토리코의 남자 농구대표팀 경기에서는 남수단의 국가가 잘못 틀어져 논란을 불러왔다.
29일에는 아르헨티나 수영 선수 마카레나 세바요스가 경기장에 나오는 순간 전광판에 아르헨티나 국기가 아닌 중국 오성홍기가 보여 빈축을 샀다. 세바요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두 번이나 돌아봤지만 국기는 바뀌지 않았고, 그는 졸지에 중국 선수로 소개가 됐다.
이어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단체전 시상식에서는 은메달을 딴 프랑스 국기를 가장 밑에 게양돼 논란을 불러왔다.
IOC의 반복되는 실수는 단순 실수로 넘어가기에는 그 빈도가 잦다. 고의성까지도 의심된다. 고의가 아니라면 참가국에 대한 존중이 결여돼 있다.
참가국과 선수들에게 올림픽 정신을 강조하는 IOC가 정작 본인들은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 IOC의 존재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