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감위, 삼성 한경협 회비 납부 논의…SK·현대차·LG 합류할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4.07.22 08:01 수정 2024.07.22 11:46

삼성 준감위, 22일 정례회의 및 7개 계열사 사장단과 회동

삼성 필두로 SK·현대차·LG도 내부 컴플라이언스 거쳐 합류 결정할 듯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SK서린빌딩,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LG트윈타워(출처 :각사)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삼성그룹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SK·현대차·LG 등 나머지 4대 그룹도 합류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 위원장은 22일 오전 6시 40분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리는 준감위 여섯번째 정기회의를 앞두고 "(한경협 회비 안건이) 정식 안건으로 올라와 오늘 논의가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3월 말 삼성을 포함한 427개 회원사에 새로 개편한 회비 체계 관련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그룹 회비는 35억원이다.


삼성의 경우 준감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한경협 가입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전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을 비롯해 다른 그룹도 회비 납부 시점 등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준감위원장을 포함한 준감위원 전원은 오전 정례회의를 마친 뒤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자리를 옮겨 7개 관계사 최고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한경협 회비 여부가 이날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간담회에 참여하는 경영진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등이다.


삼성이 지난해 한경협에 복귀할 당시 준감위는 정경유착 고리를 확실하게 끊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만큼, 회비 납부에서도 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 등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위원장은 앞서 "회비를 내느냐 안 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사용된 후 어떻게 감사를 철저히 받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을 필두로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도 내부 컴플라이언스 절차를 거쳐 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그룹이 회비 납부를 확정짓게 되면 한경협으로서는 이들 그룹을 '유령 회원' 아닌 '실질 회원'으로 두게 돼 위상 회복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4대 그룹은 지난해 8월 한경협에 재합류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재계 안팎에서도 새로 출범한 한경협에 대한 신뢰를 쌓기 전까지는 소극적 행보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경협은 지난해 8월 류진 회장 체제로 바뀐 뒤 지난 1년간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경제외교 기능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한경협은 현 정부 들어 여러차례 경제사절단을 꾸렸고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도 한·일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미래파트너십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류진 회장도 지난 1년에 대해 "평생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고, 본업에서 이렇게 했으면 돈을 더 많이 벌지 않았을까 싶다"며 "(한경협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대 그룹의 활동과 회비 납부에 대해서도 "강요는 하지 않고 있지만 다들 내겠다고 하고 있어 잘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경협이 1년간 정상화에 전념해온 만큼 4대 그룹도 활동 및 회비 납입에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경협은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 회복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될 전망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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