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김민석 좌 강선우'… 연임 도전 이재명 '양날개' 달았나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7.15 14:09
수정 2024.07.15 14:16

李 출마선언문 사실상 대선용 관측

金 '집권플랜본부장' 역할 내세우고

姜 민생 관련 '먹사니즘' 키워드 공유

화기애애하게 국회 같이 걷는 모습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는 가운데 문정복·김민석·강선우·전현희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본경선 진출을 확정한 후보들이 이재명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를 자임하고 나선 가운데, 이 전 대표와 김민석·강선우 의원이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연일 포착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당 내부에는 이미 이 전 대표와 이들 사이에 전당대회와 관련한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세 사람의 동행이 포착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란 게 복수 야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 사람의 동선이 겹친 것을 떠나, 이면의 의미는 '최고위원 후보 중 누가 더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의중)에 가까운지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라는 게 야권의 반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5일 오전 9시 20분께 국회 경내를 김민석·강선우 의원을 포함한 5명과 함께 걸었다. 이들은 의원회관으로 향했으며, 시간 상 오전 9시 국회본청에서 열린 전당대회 후보자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에 참석한 후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앞열 중앙에는 이재명 전 대표, 오른쪽에 김민석 의원, 왼쪽에 강선우 의원이 위치했으며 세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뒤에 두 사람이 더 있었으나 대화는 앞열에서 집중해 나눴고, 이 전 대표는 앞줄 김민석 의원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전 대표의 지난 10일 '대표직 연임 도전 출마선언문'을 주목해야 한다는 기류도 상당하다. 출마선언문은 이 전 대표가 재집권 이후 그려갈 비전, 특히 성장·분배에 관한 전체 방향과 그림을 그리고 있다. 결국 이 선언문의 키워드를 함께 내세우고 있는 후보가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대표 측과 교감 및 명심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연임 도전은 2027년 대선 가도를 닦기 위한 정지 작업으로도 여겨진다. 이 가운데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강선우 의원은 '먹사니스트'란 핵심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고, 김민석 의원은 '집권플랜본부장'을 자신의 역할론을 내건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일련의 상황들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집권 후 그려갈 그림을 담당할 인재가 지도부에 안착돼야 한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금 (김민석·강선우 의원의 차기 지도부 입성 가능성과 관련해) 그런 분위기로 가고 있다"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소통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신호들이 전제가 돼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연임 도전 선언에서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지겠다"면서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 수권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당면 과제에 대해선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이기도 한 재선 강선우 의원은 유일한 복지전문 후보로서 민생을 책임질 최고위원으로의 역할론을 꺼내 들었다. 4선 의원이자 지난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지냈던 김민석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 도전 출마 선언을 함께 준비했다. 최고위원 도전과 함께 '민주당의 집권 플랜본부장'의 역할도 내세우고 있다.


강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손잡고 용산의 괴물을 쓰러뜨릴 강선우"라고 호소하고 "먹사니즘을 실천하는 먹사니스트가 되겠다. 비가 많이 와서 반지하에 갇혀 죽고, 이태원 길거리에 쓰러져 죽고, 군에 갔다가 사지에 몰려 억울하게 죽고, 할 말이 있어도 '사지결박'과 '입틀막' 당한다. 이 한을 푸는 것이 민주당의 사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강 의원은 "이재명의 생존이 곧 나의 생존이었고 우리 당의 생존"이라고도 강조했다.


김민석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연임 도전 출마선언이 있었다. 출마선언을 함께 준비했다"며 "출마선언문을 함께 의논할 때 이 대표께서 시종일관 강조한 포인트는 '꿈'과 '비전'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국민의 삶이 너무 어렵고 정권에 대한 분노가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실종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리라 느꼈다"면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국민께 희망을 드릴 철저한 집권준비, 반드시 해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 본선 투표는 '대의원 14%·권리당원 56%·일반국민여론 30%'로 진행된다. 물론 권리당원들은 이재명 전 대표를 차기 당대표로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고위원 선출과 관련해 이 전 대표의 의중이 권리당원들의 표심과 일맥상통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본경선에서 권리당원 비중은 기존 40%에서 56%로 확대됐다.


오는 8·18 전당대회에서는 차기 당대표와 함께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당대표 선거에는 이재명 전 대표와 김두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나선 가운데 이 전 대표가 3파전 속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득표를 달성하며 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전날 민주당 차기 최고위원 후보를 선출하는 예비경선에서는 전현희·한준호·강선우·정봉주·김민석·민형배·김병주·이언주(기호순) 후보가 본경선 진출을 확정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