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여행 중 뇌사 태국 여성, 한국인 5명 새 삶 주고 떠나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입력 2024.07.10 16:00
수정 2024.07.10 16:00

푸리마 렁통쿰쿨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 여행 중 뇌사에 빠진 태국인 여성이 한국인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일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에서 태국인 푸리마 렁통쿰쿨(35)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눠 5명을 살렸다"고 10일 밝혔다.


태국 방콕에 살던 렁통쿰쿨 씨는 친구와 한국을 여행하던 중 지난달 27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뇌사 상태가 됐다.


렁통쿰쿨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 가족들은 급히 한국으로 왔다. 렁통쿰쿨 씨를 잃은 슬픔에도 가족들은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가족들은 "환생을 믿는 태국에서는 세상을 떠나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은 가장 큰 선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콕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렁통쿰쿨은 늘 밝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힘을 주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방콕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한 그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렁통쿰쿨 씨의 어머니는 "너는 우리 삶에서 늘 최고였어"라며 "이제 편히 쉴 시간이니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우리는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널 생각하고 사랑할게"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렁통쿰쿨 씨를 포함해 올해 외국 국적 뇌사 장기기증자는 모두 4명이다. 이는 국내 뇌사 장기기증의 약 1.8%에 해당한다. 앞서 장기기증을 한 외국인은 2019년 7명, 2020년 8명, 2021~2023년 각 7명씩 있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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