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순자금조달 1분기 50조5000억 '역대 최대'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07.04 12:00 수정 2024.07.04 12:20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 연합뉴스

정부의 순조달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민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재정 집행을 추진한 영향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정부의 순조달 규모는 정부의 재정 신속집행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 순자금운용에서 –50조5000억원으로 순자금조달로 전환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정부가 연초 서민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1분기 중 대규모 재정 집행을 추진한 결과다.


자금조달은 78조8000억원으로 국채 발행 및 금융기관 차입이 크게 늘면서 순상환에서 순차입으로 전환했다.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금 및 정부융자를 중심으로 28조3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순취득으로 전환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77조6000억원으로 전분기(29조8000억원) 대비 47조8000억원 늘었다.


가계소득보다 지출이 더 크게 늘었으나 가계의 주요 실물 자산 투자에 해당하는 아파트 분양물량 및 건축물 순취득 등 실물투자가 줄면서 여유자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년 동기(85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8조원 줄어든 규모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이다.


자금조달은 1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이 영향을 미친 가운데 주택 거래량 감소, 연초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이다.


자금운용은 79조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40조원 늘었다. 이는 2023년 1분기 85조6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여유자금이 늘면서 예금, 지분증권, 채권 등 대부분 상품의 운용 규모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주식에 대한 취득 규모도 7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1분기 중 자금운용 및 조달 그래프. ⓒ한국은행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국외거래에서 경상수지 흑자 등이 지속됨에 따라 26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21조4000억원)에 비해 4조8000억원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금융기관예치금은 1분기 상여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58조6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40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2020년 1분기 36조3000억원 이후 역대 최대치다. 채권은 12조4000억원으로 5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리 정점 인식으로 인해 채권에 자금이 흘러들어간 영향이다.


주식 투자는 –13조1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다만 보험 및 연금준비금은 2조3000억원으로 전분기(26조2000억원)에 비해 23조9000억원 줄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조달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6조9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유형 및 무형 자산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자금조달은 2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31조3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 줄었다. 자금운용은 상거래신용이 줄었으나 금융기관 예치금이 증가하고 채권도 순취득으로 전환되면서 전분기 대비 4000억원 증가한 2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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