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측, 재판부 판결문 수정에 '반발'… "단순 경정 끝날 일 아니다"

SK그룹이 1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을 심리한 2심 재판부의 판결문 수정에 반발했다. 재판부의 수정이 단순한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이에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SK그룹은 "재판부 경정 결정은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는 것이나,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재판부의 단순 경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SK서린사옥에서 재판 현안 관련 설명하는 자리를 갖고, 재산 분할과 관련해 명백한 오류가 있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는 "사법부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며 "재산분할에 관련한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가 1994년부터 1998년 선대회장 별세까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잘못된 결과치를 바탕으로 회사 성장에 대한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998년 대한텔레콤 주식가액을 주당 100원으로 봤는데 최 회장 측은 실제로는 1000원이 맞다는 주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최 선대회장의 기여분이 125배로 늘고,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이 35.5배로 줄어든다. 계산 오류로 인해 100배의 왜곡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1998년 주식 가액을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으로 판결문을 수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을 고치면서도 1조8808억원 규모의 재산분할 금액은 그대로 유지했다.

최 회장 측은 "재판부는 최회장 측이 금일 제기한 심각한 오류 지적에 대해 그 오류를 인정하고 급히 오늘자로 항소심 판결을 수정하는 경정결정을 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 경정했다는 것은 원심판결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본 사안은 판결경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100원을 1000원으로, 355배를 35.5배로 수정하더라도, 기존 오류를 전제로 하여 판단한 수 많은 내용들이 수정될 수가 없다"며 " 단순한 계산 오기가 아니라 판단의 전제가 된 중요한 사항에 큰 영향을 미친 판단오류이기 때문에 단순히 경정으로 수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