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대통령’, 추미애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06.14 07:07 수정 2024.06.14 07:07

당선되고 난 이후 소추에 관한 논란은 무의미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사건 아예 없어져 버릴 것

피고인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야 상식에 맞다

尹-韓-국힘, 오직 재판 정상 진행에 승부 걸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이 한동훈다운 날카로운 핵심 찌르기로 정치권과 사법부, 언론의 아프고 답답한 곳을 강타했다.


그는 헌법 논란 첫 라운드에서 대뜸 ‘이재명 대통령’을 전제로 한 가정법을 구사했다.


“자기 범죄로 재판받던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경우, 그 형사 재판이 중단되는 걸까? (된다, 안 된다는) 헌법 제84조 ‘소추’에 재판이 포함되느냐의 해석 문제다. 지금까지는 현실 세계와 거리가 먼 학술적 논의일 뿐이었지만, 거대 야당에서 어떻게든 재판을 지연시켜 형사 피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보려 하는 초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중요한 국가적 이슈가 될 거라 생각한다.”

그동안 누구도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던, 금단의 영역을 건드린 이슈 파이팅이다. 한동훈의 진가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곤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돼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의 신분과 권위 유지, 국가 원수 직책의 원활한 수행 보장을 위한 특권이다.


이재명이 경기도 지사일 때 대권 도전 용도로 추진한 부지사 이화영의 쌍방울을 통한 800만 불 대북 송금이 1심 재판에서 유죄로 선고되자 그 특권 적용 여부가 현실이 됐다. 다른 일도 아니고 대북 프로젝트로 부하가 9년 6개월 형을 받았으니 그의 벌금 이상 형은 물어보나 마나다.


그런데도 이재명과 민주당은 국회 권력과 총선 민의(4.10 야당 득표율 50%)를 무기로 어떻게든 재판을 지연, 다음 대선 출마 전에 선고가 나지 않도록 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당선될 확률이 높아졌다. 초현실이 현실로 변한 것이다.


한동훈은 다음 날 첫 라운드 제기 의문에 대한 자기 자신의 답을 내놓았다.


“저는 이미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은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중단되지 않는다고 본다. 헌법은 탄핵 소추와 탄핵 심판을 따로 규정하고 대법원도 형사 소추와 형사 소송을 용어상 구분해서 쓰고 있으므로, 헌법 제84조에서 말하는 소추란 소송의 제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재명의 계략과 당선 후 전개될 사태를 이렇게 제시했다.


“공범들이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고 있으니 자기도 무죄 못 받을 거 잘 알 거다. 그러니 대통령 당선을 감옥에 가지 않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는 것이다. 대통령이 돼도 헌법 제84조 해석상 그 재판들은 진행되므로 집행유예 이상만 확정되면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재명이 집행유예 이상 형을 받아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재선거를 치르게 되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재명, 그리고 민주당이 어떤 사람들인가?


한동훈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라이벌(이런 용어가 불쾌해 할 테지만)이 대통령 꿈 같은 건 꾸지 말고 유죄 선고받을(감옥 갈) 준비나 하라는 취지로 그런 법리 해석 글을 올렸을 것이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나오고 韓과 여당 대표 경쟁을 벌일 수도 있는 나경원이 ‘한동훈의 초현실적 상상’을 바로잡는 현실적 전망을 그려 주었다.


“이 대표와 ‘이재명의 민주당’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각들을 보면 그 기대와 예상은 허망하다.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직을 상실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법치와 상식, 사법부 독립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에서나 기대할 수 있을 법한 일이다.”

지극히 맞는 말 아닌가? 피고인 대통령 만들기로 눈알이 뒤집힌 민주당은 특검 후 영장 판사도 자기들이 정하겠다고 하고 판사 선출제란 말도 꺼내는 단계다. 재판부 기피-특검-국조-판검사 탄핵 등으로 재판을 한없이 끄는 건 현재진행형이다.


나경원은 괴물 정당이 사법부를 유린하고 지배하게 될 미래를 다음과 같이 예상했다.


“대법관 대폭 증원으로 대법원을 정치 판사들로 가득 채워 최종심을 모조리 비틀어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리는 ‘이재명 무죄’ ‘판사 탄핵’을 외치는 폭력 시위, 방송은 민노총 장악 선동 매체들의 24시간 가짜 뉴스 생중계로 가득 찰 것이다. 이 대표와 ‘이재명의 민주당’이 보여주는 대한민국 법치 잔혹사의 예고편이다.”

이재명이 대통령 되고 나서 일어날 일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하다. 그때가 되면 사건 자체가 없어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윤석열과 차기 당 대표 후보 한동훈, 여당은 그전에 법원이 정상적으로 4개의 이재명 재판을 진행, 7개 사건 11개 혐의 중 단 한 개라도 1~2년 이내에 선고가 내려지도록 승부를 걸어야 한다.


‘피고인 대통령’은 추미애가 쓰더라도 쓸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녀는 법무부 장관 때 자기를 비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소설 쓰시네”라고 빈정댔던, 민주당 친명 홍위병 의원 중에서도 충성도가 최고인 사람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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