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밸류업 주도주 부상 ‘주목’…주주가치·지배구조 ‘이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6.10 07:00
수정 2024.06.10 07:00

주주가치 제고 위해 자사주 추가 매입 예상

오너 보유 지분 활용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

환원책 내용에 따라 주가 상승 강도 차별화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차

현대차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코리아 밸류업 정책 수혜 종목 중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29.98%(20만3500→26만4500원) 급등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5배로 1배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나 연초(0.49배)와 비교해 극단적 저평가 구간은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1배 미만이면 장부가치보다 주가가 낮아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현대차는 올 들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자 대표적인 저(低)PBR 종목으로 주목 받으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밸류업 정책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상장사가 스스로 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증권사들은 현대차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 22곳이 제시한 현대차 목표주가 평균은 32만227원으로 괴리율은 21.06%에 달한다.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저평가가 여전한 데다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올해와 내년 현대차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가 예상되고 있다.


ROE는 자기자본에 대해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ROE가 8%를 넘으면 PBR이 1배를 넘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특히 현대차의 주주환원책 확대 가능성은 주가 부양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는 배당 성향 25%, 향후 3년 간 기존 자사주 1% 소각 등을 발표한 바 있는데 8월 개최 예정인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자사주 매입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조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예상한다”며 “배당성향 25%를 합산한 총 주주환원율은 31~3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주주환원율이 기대에 부합한다면 지배구조 개편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핵심 계열사에 대한 오너 지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선 현대차의 기업가치 부양이 전제 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동일인과 최대주주가 일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오너 경영 정당성을 위해 지분 승계가 필요하단 지적이 이어져 왔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차 지분율은 2.65%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율 5.39%를 합쳐도 8.04%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인데,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율은 21.64%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도 0.32%만 보유 중이다.


현대차의 기업 가치가 오른다면 오너의 현대차 보유 지분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를 부여 받고 있는 현대모비스에 현물출자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현물출자를 통한 지분 확보 이후 현대차·현대모비스 외 계열사 보유 지분 가치를 활용한 순환출자 해소 가능성도 나온다.


증권사의 시나리오 대로 지배구조 개편 진행 시 대규모 주주환원책 추가도 예상된다. 주주환원의 강도는 자사주 매입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여 CEO 인베스터데이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자사주 매입 규모의 크기에 따라 자본 소각과 ROE 개선, 주가 상승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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