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위원장 연석회의도 "대표 말씀에 모두 박수"…거침없는 이재명 '대권가도'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06.06 00:30
수정 2024.06.06 00:30

"이견은 없었다"?…물밑 불만만 감지

'중도층과 괴리' 비판에도 당헌개정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산회하자 대화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원외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당원권 강화와 당대표 임기 제한 변경 등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다선 의원과의 오·만찬에 이은 소위 '공론의 장'인데, 물밑 이견과의 괴리를 더욱 크게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적인 쓴소리'를 낼 기회가 축소되는 한편 이 대표의 공식적인 '잡음 제거 행보'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민주당은 5일 오후 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 원외지역위원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어 당원권 강화와 당 대표 사퇴 시한 예외조항 등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의 선수별 간담회에 이은 숙의 절차로, 민주당 현역 의원과 원외지역위원장 206명이 참석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당원들 집단지성을 믿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며 "대표가 마무리 말씀을 할 때 모두가 박수쳤다. 이견은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당원 의견을 존중하고 에너지를 키우는 흐름으로 가야 한다"며 "오늘 나온 부분을 최대한 반영하고 더 깊이 토론해 합리적 결론을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회의에선 대다수 참석자가 공감 의사를 표한 것으로 감지된다. 한 대변인은 △전국 대의원대회를 전국당원대회로 개편할 경우 의결정족수 규정 △당원주권 강화 시 권리행사 기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206명 중 발언자는 7명에 불과했고 '7인회' 소속 김영진 의원과 계파색이 옅은 조승래 의원 정도만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밑에서는 파동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미 4~5선 중진 의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선수별 간담회에서 일부 의원이 우려를 표했지만, 원안 그대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도층 여론이다. 사실상 대선 출마가 예정된 이 대표가 당대표직 연임에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당규에 손대는 모습이 의도가 다분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원 구성에 있어서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데, 지난 대선 패배의 아픔이었던 중도층 아우르기가 다시 실패로 돌아갈 경우 파장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29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이재명 대표 연임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9%, '적절하다'는 39%로 각각 집계됐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없음·모름·무응답 포함)에선 50%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는 응답이 77%에 달했다. 지지층과 중도층 간 괴리가 크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야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에 "지난 공천에도 불구하고 총선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기 쉽지 않다"며 "비슷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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