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장·부의장만 또 먼저 뽑혔다…상임위마저 독식할까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06.06 00:15 수정 2024.06.06 01:20

여야 원내대표, 막판 협상 시도 끝내 불발

국민의힘, 의장단 선출 본회의 '보이콧'

우원식 의장, 첫 회동 열었으나 與 불참

공전시 야당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가능성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원 구성 등 22대 국회 개원 관련 협상을 위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5일 여당의 불참 속에 '반쪽'으로 열렸다.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지속하면서 상임위원장마저 야당이 독식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추경호·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배준영·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가운데 2+2 회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양당은 핵심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장을 서로 가져가겠다고 대치하며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거쳐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만이 의사진행발언으로 항의의 뜻을 표하러 본회의장에 들어갔고 나머지 의원들은 의장단 표결 내내 로텐더홀 바닥에 앉아 피켓시위를 벌이며 민주당을 규탄했다. 이들은 "합의 없이 의회 없다, 의회 독주 중단하라" "입법 독주 포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본회의장에서 추 원내대표는 "6월 5일 첫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한다고 돼 있지만 이 조항은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해 회의를 개최하라는 조항"이라며 "민주당은 법대로 하자고 외치지만 사실은 다수의 힘으로 오늘 회의를 연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는 언제나 다수당과 소수당, 1당과 2당이 존재한다. 하지만 소수당에 대한 존중 없는 다수결의 원리는 작동되지 않았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회를 운영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을 국민의 명령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렇게 국민의힘의 불참 속에서 치러진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는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총투표수 192표 중 190표를 얻어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선출된 직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지만 추 원내대표가 이를 거절하며 참석하지 않았다.


단독으로 우원식 의장을 접견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마냥 시간을 끄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하루빨리 원 구성을 할 수 있도록 의장께서 나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7일 원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즉시 조치를 취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고, 우 의장은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달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우 의장이 민주당의 주장에 다소 힘을 실어주는 상황임에 따라 만일 7일 자정까지 합의에 실패할 경우 국민의힘이 불참한 채 야당끼리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에까지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난 21대 국회 전반기처럼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 21대 국회 때도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채 개원을 했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갈등을 빚다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독식한 바 있다.


이밖에 6월 내내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에게 있어서는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빼앗길 경우 사실상 원내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인식이 있어 쉽게 양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물론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양보해야할 상황이 올 경우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를 사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법사위원장을 빼앗길 경우 야당의 입법 독주에 아예 대항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 만큼 이런 선택은 섣불리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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