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외곽 조직 '투게더포럼'에 모인 친윤들…한동훈에 "솔직해져라" 십자포화
입력 2024.11.27 17:42
수정 2024.11.27 17:54
'국민의힘 재집권 가능한가?' 주제로 한자리 모여
김기현 "꺼림칙한 것들을 남겨놓고 가서야 되나"
조정훈 "문제 매듭 위해 모두가 솔직해져야"
나경원 "당이 용감하지 못해서 지지율 떨어져"
당의 대표적 친윤 인사들이 보수 진영 외곽 조직 중 하나인 '투게더 포럼'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친윤 인사들은 "당당하고 깔끔하고 시원하고 솔직했으면 좋겠는데 뭔가 꺼림칙한 것을 남겨두고 가면 되겠느냐"라며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조속한 해명을 촉구했다.
보수 진영 모임 중 하나인 '투게더 포럼'은 27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재집권 가능한가?'를 주제로 특강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국민의힘 김기현·나경원·조정훈·김민전 의원과 이인제·정미경 전 의원 등 친윤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포럼 모두발언에서 "요즘 (우리 당이) 조금 느슨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 똑바로 정신을 차려야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 당내 통합이 많이 돼야 하는데 (요즘 상황을 보면)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내부에서 당당하고, 깔끔하고, 시원하고, 솔직했으면 좋겠다. 뭔가 남은 거 같고 꺼림칙하고 이런 것들을 남겨놓고 가서야 되겠느냐"라며 "솔직하게, 담백하게 나섰으면 좋겠다. 그래야 동력을 좀 더 확실하게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게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라고 한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정훈 의원은 "요즘 당이 조금 시끄럽다. 당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송구스럽다"라며 "(문제가) 잘 매듭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솔직해질 필요가 있고, 정직해야 하고, 당을 위해 조금씩 내려놓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게 보수우파의 정신이기 때문"이라고 한 대표를 겨냥했다.
당 원로인 이인제 전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당의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전 의원은 "자유우파 가치를 지지하는 국민을 대변하는 국민의힘이 정체성을 더 확고하게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당에) 여러 가지 갈등도 있고 그런데 그것을 회피하는 것은 절대 좋은 방향이 아니다. 아주 확실하게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말을 내주는 게 승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당원 게시판 논란'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당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나 의원은 "우리 당이 용기가 없고 용감하지 못해서 자꾸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우리의 가치로 무장하는 것부터가 우리 당 지지율 회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한 대표를 향한 직접적 비판을 하기도 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윤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지 선언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상임의장(당대표를 지낸 5선 김기현 의원과는 동명이인으로, 다른 인물)은 "당내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게 '당원 게시판'에 관한 문제"라며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해 우리 의원들이나 당 지도부가 논점을 회피하고 가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실제 논점의 핵심은 가족들이 동원돼 사실상 조직적인 댓글을 달았다는 게 핵심이다. 조직적 댓글을 가족이 동원돼 달았다는 것은 법이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는 도덕적 양심의 문제"라며 "이게 법적으로 정당하냐, 대통령을 자유롭게 비판하지 못하느냐 이런 문제로 가는 건 논지하고 다르다"라고 한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그의 말에 나 의원은 "다 맞는 이야기"라고 호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