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5명 찬성한댔는데…'채상병 특검법' 찬성 179 미스테리 속 부결 폐기
입력 2024.05.28 15:43
수정 2024.05.28 15:56
찬성 179명·반대 111명·무효 4명 부결
지난 21일 재의요구권에 국회로 돌아와
이재명 "결과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되면서 최종 폐기됐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에서 5명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으나 △5명 전부가 이탈하지 않았거나 △역으로 민주당에서 수 명의 이탈표가 나왔거나 △개혁신당·새로운미래 등 찬성 당론의 제3지대 정당에서 이탈표가 나왔거나 하지 않는 이상 성립할 수 없는 표결 결과가 나오면서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려보낸 '채상병 특검법'은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결과 찬성 179표·반대 111표·무효 4표로 최종 부결됐다. 재적 인원 296명 가운데 무소속 윤관석(구속 수감)·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2명이 불참했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재표결 의결 정족수는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196명이었다.
당초 민주당(155석)·정의당(6석)·새로운미래(5석)·개혁신당(4석)·조국혁신당(1석)·진보당(1석)·기본소득당(1석) 등 이른바 '야7당' 소속 의원들은 모두 찬성 투표할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6석을 더하면 179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확히 범야권 의석만큼만 찬성 표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유의동·김근태·김웅·최재형 등 5명의 의원이 당론에 반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했던 바 있다. 이밖에 국민의힘에서 수 명의 추가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들이 공언했던대로 찬성표를 던졌다면, 찬성이 179표에 머문 것은 계산이 맞지 않는다.
결국 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찬성 당론'에 반해 반대표나 무효표를 던진 이탈표가 나왔거나, 아니면 새로운미래나 개혁신당에서 반대표·무효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야권발 이탈표'의 소재를 둘러싸고 당분간 정치권에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 지난달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바 있다. 이달 2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지난 21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일주일만 인 이날 재표결에 부쳐졌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의에 앞서 채상병특검을 부결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상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특검법은 민주당이 정쟁과 분열을 위해 만든 악법이다. 민주당이 만들고 민주당이 수사하는, 민주당을 위한 악법"이라면서 단일대오를 요청했다. 이어 "겉으로는 외압 의혹 수사를 내세우지만, 속내는 국정을 흔들고 탄핵을 추진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재 법무부장관은 본회의에서 재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면서 "사건의 실체적 진 실을 규명하는 데 있어 특검 도입이 만능인 것은 아니다"며 "지금은 수사기관에서 진행하는 수사를 지켜본 다음 그럼에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특검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 모두 군 복무 중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의 발생 원인을 밝히고 사고의 재발을 방지할 무한한 책임이 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이 법률안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살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법안 부결 직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 간절한 의지를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꺾어버리셨는데 참으로 옳지 않은 처신"이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 헌신한 장병의 수사 과정에 외압이나 또는 사건 조작의 의혹이 있으니, 그걸 규명하자는 것에 대해서 왜 이렇게 격렬하게 반대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국민들과 함께 반드시 채 해병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해내겠다"며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