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부족했던 영등포구, 대대적 정원 조성 나선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05.22 11:27
수정 2024.05.22 11:28

'정원도시 영등포' 선언하고 4대 전략 추진…문래동 꽃밭정원으로 시작

24~26일 영등포공원에서 정원축제 개최…일상에서 어디든 만나는 정원

문래동 꽃밭정원 개장 모습ⓒ영등포구 제공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꽃의 도시 영등포, 정원도시 영등포'라는 주제 아래 구민들이 일상에서 정원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대대적인 녹지조성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구는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하천변·골목·자투리땅 등 일상생활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어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동네 구석구석 오아시스 같은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영등포구는 산지가 없는 특성상 만성적인 녹지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거기에 서울에서 준공업지역이 가장 많은 자치구로 낡고 오래된 구도심의 이미지였다. 구는 이번 '정원도시 영등포' 추진으로 도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구민들이 일상에서 정원문화를 즐기는 새로운 '젊은도시! 영등포'로 재탄생시킨다는 각오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정원은 자연을 활용한 문화예술 작품이자 여유와 행복의 공간이며, 건강한 일상을 누리는 힐링의 공간"이라며 "서울시 유일 문화도시인 영등포는, 정원에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자연에 접목하는 등 예술적 디자인을 도입한 다양한 조경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이미 지난 8일 '문래동 꽃밭정원'을 개장하며 정원도시 영등포의 시작을 알렸다. 문래동 꽃밭정원이 조성된 문래동 공공부지는 지난 2001년도 재일동포 사업가 고(故) 서갑호 회장이 세운 ㈜방림방적이 영등포의 발전을 위해 기부채납한 땅이다.


이 부지는 지난 23년 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구청 사업부서 자재창고와 높은 울타리로 꽉 막혀있었다. 보기에도 답답하고 좋지 않아 그동안 주민들의 철거요구가 끊이지 않았는데, 서울시 예산 23억원을 지원받아 정원을 조성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특히 정원 내 자리잡은 정원문화센터는 식물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반려식물 병원 역할을 하면서, 마을정원사 양성 프로그램 및 반려식물과 정원 가꾸기를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또한 전문 도서와 정원 손질 장비를 공유하는 정원 도서관을 운영하여 반려식물을 기르는 구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등포구청 앞에 조성된 생활밀착형 정원ⓒ영등포구 제공

구는 ▲가로변 정원화 ▲생활 밀착형 정원 ▲수변감성 생태정원 ▲정원여가문화 확산 등 4개의 전략을 중심으로 '정원도시 영등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목동교에서 국회의사당 앞 교차로 2700m의 국회대로 상부를 정원화하여 안양천부터 한강까지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 1986년에 개장해 내년이면 40년 되는 문래근린공원 리모델링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년 6월부터 주민 설명회 등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9월까지 기본설계 용역을 마치고,


아울러 여의도 자매근린공원(앙카라공원)에는 버려지는 샛강역 유출 지하수를 활용한 '물의 정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물길, 거울연못, 친수 파고라 등 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친수공간으로 환경부, 서울시, 수자원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국비 20억원을 지원받아 조성하는 물의 정원은 오는 6월 완공 예정이다.


또한 영등포구를 지나는 안양천, 도림천 일대 사면부, 둔치 내 유휴공간에 생태복원 및 녹화사업을 통해 하천 생태계를 회복하고 생태 경관을 향상한다는 복안이다.


그리고 이달 영등포공원과 문래동 꽃밭정원에 개장한 '정원문화센터'를 통해 ▲ 마을정원사 양성 프로그램 ▲ 정원 사진사 양성 프로그램 ▲ 반려식물 병원 ▲ 식물전문서적 및 정원관리 도구 대여 등 식물과 정원을 테마로 한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문래동 꽃밭정원에 조성된 맨발황톳길을 주민과 함께 체험하고 있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영등포구 제공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주민들이 정원 조성과 관리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높이고 이를 통해 정원문화가 확산된다면 이는 주민자치의 모범사례이자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는 것"이라며 "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갈 영등포만의 특화 정원이 무척 기대된다"고 전했다.


구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영등포 정원축제'를 선보인다. '정원소풍'을 주제로 영등포공원에서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에는 8개의 테마존을 통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