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회고록' 긁어부스럼…"김정숙 '타지마할' 특검 하자" 후폭풍 [정국 기상대]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4.05.21 00:20 수정 2024.05.21 00:20

여권서 '김정숙 타지마할 특검' 주장 솔솔

"인도측 방문 요청 아닌, 김 여사측 요청"

"혈세 4억원 지출…장관 갔으면 5000만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현직 영부인이었던 지난 2018년 11월 당시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 앞에서 사진을 남기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라고 강변하면서 '회고록 후폭풍'이 불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제기할 기회로 받아들이면서, 인도 방문이 김 여사의 '버킷리스트 챌린지' 인지 아닌지 제대로 시시비비를 가려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혈세 탕진으로 지탄받은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버킷리스트 챌린지'가 어떻게 배우자의 단독 외교냐"라며 "해괴하기 그지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서 "단독 외교가 아닌 김 여사의 버킷리스트 실현을 위한 단독 외유 증거"라며 "약 4억원의 혈세가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집행된 것이야말로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당시 인도 방문에는 공군 2호기 비용 2억5000만원을 포함해 4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성 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도 "경비를 보더라도 장관이 갔을 땐 5000만원 정도 들어가는데 영부인께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여러 수행원이 가다보니 4억원 정도가 더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2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배현진 의원은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에 의혹을 제기했다. 인도측에서 김 여사를 초청한 것이 아니라, 김 여사측이 인도측에 초청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내가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부가 김정숙 여사를 초청해달라는 의사를 인도측에 먼저 타진한 '셀프 초청' 사실을 확인했다"며 "급히 예비비를 편성해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으면 달 수 없는 대통령 휘장을 대통령 1호기에 버젓이 걸고 대통령인듯 인도를 다녀온 것도 모두 밝혔다. 게다가 일정표에 없던 타지마할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에 대해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 나중에 개장할 때 재차 초청했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다시 가기가 어려웠다"며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선 '김정숙 특검'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송파갑의 박정훈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전용기 투어' 사건은 검찰 수사로 진실이 신속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검찰에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총장은 여당 일각에서 이 문제에 대해 특검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야당이 모든 걸 특검으로 가자고 하니 여당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재임중 대통령 부인의 비용 지출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대통령기록물로 봉함해서 감추었는데 차제에 대통령 부인을 둘러싼 기록물도 특별검사를 통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김정숙 여사 버킷리스트 의혹을 썼다가 임기 내내 소송에 시달린 언론인 재판기록이 있다"며 "김정숙 여사 정상외교 미화 속에 언론인에게 재갈을 물리고 핍박했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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