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 "유증 참여했더니…", SK이노 김준 "주주가치 제고할 것"
입력 2024.03.28 12:14
수정 2024.03.28 13:40
SK이노베이션 주총 개최…일부 주주들의 주가 하락에 대한 비판 이어져
"작년 유증 시 회사 믿고 13만9600원에 참여…현재 12만원 밖에 안 돼"
김준 부회장 "SK온 상장, 가치 인정받을 때 진행할 것"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일부 주주의 주가 하락에 대한 비판에 고개를 숙이며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SK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주가 하락에 대한 회사의 대책과 배터리 자회사 SK온 상장 계획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한 주주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할 때 회사를 믿고 13만9600원 할 때 참여했다"며 "지금 주가가 12만원 밖에 안 돼 결과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을 이용만 하고 배신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주가는 지난 10년간 코로나 초창기인 2020년 2월부터 5월, 3개월을 제외하고 최저점"이라며 "결과적으로 경영진들이 경영을 잘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또한,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보상과 SK온의 상장 계획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의장을 맡은 김 부회장은 "주가가 당사가 예상하고 주주가 기대했던 것보다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에 있다는 점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경영진 잘못이 아니냐는 말씀도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라고 사죄했다.
그러면서도 "오해가 없으셨으면 하는 부분은 당사가 주주들을 이용해 회사의 이익만을 가져가겠다는 생각한 적이 없다"며 "회사의 주인은 대주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액 주주들이 모여 당사를 소유하고 같이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주주 보상과 관련해서는 당장 배당금 확대 등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김 부회장은 "첫번째는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성과를 먼저 내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소각을 했고 앞으로 자사주 소각의 여지는 지금 없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기말 배당 대신 자기 주식 491만9974주에 대한 소각을 결정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했다.
SK온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며 "SK온의 가치를 가능한 한 많이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부회장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약속했던 기업공개(IPO)시점은 2026년 말이지만 상황에 따라 1년 내지 2년 정도는 투자자들과 협의해 상장 시점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다"며 "아무리 늦더라도 2028년 이전에는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며 2026년 이전이라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IPO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후 별도의 질의응답 기회가 주어진 ‘주주와의 대화’ 행사 시간에서도 주가 하락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한 주주는 "지금 주가가 사실 되게 처참하다. 시장에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느낌"이라며 "저도 지난해 유증을 받았는데 당시 기사들을 보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자금을 차환하고 R&D 캠퍼스 설립하는 데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주주와의 대화' 행사에 앞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해는 높아진 대외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그 어느 해보다도 고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런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을 극복하고자 전체 사업 영역의 전면적인 수익개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박 총괄사장은 "올해는 이런 다지기를 통해 당사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총장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개정 ▲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임원퇴직금규정 개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