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모의고사 앞둔 황선홍 감독, 차기 국대 지휘봉?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03.28 07:51
수정 2024.03.28 07:51

임시 감독 역할 맡아 3월 A매치 성공적 수행

AFC U-23 대회서 파리 올림픽 출전 타진

황선홍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황선홍 감독이 축구대표팀의 임시 지휘봉을 잡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 차기 대표팀 감독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중순, 아시안컵 졸전(4강 탈락)의 이유를 물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곧바로 차기 감독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력강화위원회가 꾸려졌고 일단 급한불을 끄기 위해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 체제로 간다는 뜻을 모았다. 그리고 적임자는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었다.


황 감독을 낙점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황선홍 감독은 이번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두고 논란의 중심이었던 이강인을 발탁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 결과 이강인은 사과 기자회견과 함께 태국과의 2차전서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마음의 짐을 훌훌 터는데 성공했다.


3월 A매치 2경기 맡게 된 황 감독은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물론 어지러웠던 대표팀의 분위기를 잘 추스르라는 뚜렷한 과제를 떠안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황선홍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사실 황선홍 감독은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현역 시절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황 감독은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 15년 넘게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차기 감독을 다시 외국인 지도자로 선임하기에는 축구협회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외국인 감독을 택할 경우 코치들 포함, 천문학적인 연봉 지급이 발생하는데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사단에 대한 위약금 및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에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반대 여론도 분명 있다. 황선홍 감독은 K리그 팀들을 맡았을 당시 ‘확실한 색깔이 없다’라는 비판과 자주 직면하곤 했다. 여기에 전술 및 선수단 관리가 ‘올드하다’라는 평가도 있었다.


물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본연의 자리인 U-23 대표팀으로 돌아간 황 감독은 당장 다음달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 U-23 아시안컵에 나선다. 이번 대회는 7월 개최되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아주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최소 준결승에 진출해야만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만약 황선홍 감독이 2020년 이후 4년 만에 대표팀을 U-23 아시안컵 정상에 올려놓고, 다가올 올림픽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둔다면 성인 대표팀의 차기 지휘봉을 잡을 1순위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즉, 앞으로의 몇 달이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는 성인대표팀으로 가는 최종 모의고사가 되는 셈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