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골퍼가 갖추면 좋은 골프 루틴 [리지의 이지 골프]
입력 2024.03.23 07:01
수정 2024.03.25 15:33
겨우내 골프 실력 향상을 위해 열정을 쏟은 A씨. 차가운 바람을 뚫고 골프 연습장에 가서 레슨을 받으며 연습도 꾸준히 했다. 봄이 오면서 친구들과의 라운드 약속이 잡혔고 겨울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일 기회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내 찾아온 라운드. A씨는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인생 최악의 라운드였다. 드라이버샷은 줄줄이 OB가 났고, 그린에서는 별을 그리기 바빴다. 자신감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고, A씨는 깊은 실망감에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다.
이러한 경험을 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골프는 기술적인 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 또한 중요한 스포츠다. 특히, 골프에서는 기대감이 과도하게 클 경우 실력 발휘를 방해할 수 있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아무 기대 없이 라운드를 나갔을 때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겨울 동안 열심히 연습한 골퍼가 새해 첫 라운드에 나서기 전 신경 써서 연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루틴'이다. 루틴은 샷의 일관성을 유지해주며 이는 경기 중 긴장을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세계적인 프로 골퍼들 역시 일관된 루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이 부분에 대한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물론 기술적인 연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루틴만 연습한다고 실력 향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술 연습과 루틴 연습이 함께 병행된다면 기술 연습만 한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루틴에는 '프리샷 루틴'과 '포스트 샷 루틴'이 있는데 이번에는 프리샷 루틴만 다룰 예정이다.
프리샷 루틴이란 샷을 하기 전 하는 행동들을 뜻하며, 움직임의 일관성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이것은 마치 성공적인 샷을 위한 레시피와 같아서 각 단계를 자신에 맞게 설정해 정확하고 일관되게 하는 것이 좋다.
프리샷 루틴 연습을 하는 방법으로는 첫 번째, 목표 방향을 설정하고 상상하도록 하자. 공 뒤에서 목표 방향을 바라보면서 타겟을 정하고, 공과 몸의 간격은 매 샷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한다. 또한 공이 원하는 위치에 착지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거리 표지판을 활용해 타깃을 설정하고, 스크린 연습장에서는 화면 속 요소들을 이용하면 된다.
두 번째, 타겟을 설정했다면 연습 스윙을 한두 차례 한다. 이 과정은 실제 샷을 치기 전 몸을 준비시키고 샷의 느낌을 미리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공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이때 발걸음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출발하는 발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네 번째, 공으로 가서 어드레스를 선 후 타겟을 다시 한 번 바라본 후 공을 본다. 목표 방향을 정확히 봤는지 마지막으로 체크하는 것이다. 이 순간은 당신의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대로 샷을 한다. 프리샷 루틴 연습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특히 정확한 프리샷 루틴의 시작은 목표 설정을 완료한 뒤 샷을 하러 가는 첫 발을 떼는 순간인데, 이때부터 샷을 하기 전까지 과정의 행동들을 일관되게 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글/이지혜 프로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