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의 위성 파괴 무기 개발’ 공식 확인…“중대한 위협”
입력 2024.02.16 20:02
수정 2024.02.16 20:02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통신위성을 파괴하는 우주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과 동맹국에 중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백악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위성 파괴용 우주 무기’(ASAT)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안보 관리들은 이날 미 기밀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상·하원 양당 지도부 여덟명을 뜻하는 ‘갱 오브 에이트’를 소집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협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지만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를 현재 운용하거나 배치한 상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은 앞서 전날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이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와 관련한 기밀 해제를 요구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개발 중인 무기와 관련해 "인공위성을 목표로 한 것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민간통신, 우주감시, 군사지휘 및 통제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다"며 "미국은 현재 그런 무기에 대응해 위성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보도했다.
커비 보좌관은 "러시아가 이 특정 역량을 개발하려고 한다는 게 우려되지만, 그 누구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은 없다"며 사람을 공격하거나 지구상에서 물리적 피해를 주는 무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적절한 시점에 무기에 대한 정보를 더 공개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정보당국이 기밀 해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이번 사안을 보고를 받은 이후 의회에 이를 브리핑하고, 러시아와 직접 대화하며, 동맹국들과도 협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보좌관은 이 무기가 핵무기나 원자력을 기반으로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이 무기가 지상이 아닌 우주에 배치되는 것이라면 러시아도 가입한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위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1967년 발효된 우주조약은 우주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배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우주를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의 위성 공격 역량을 방어할 수 있느냐'라는 물음에는 "미국의 전략적 억제력에 대한 평가를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 잠재적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지금은 정보 당국이 기밀 해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