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백의종군 선언…"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겠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4.02.14 12:01 수정 2024.02.14 12:10

"당의 시스템공천 결정 겸허히 수용"

"작은 희생으로 총선 승리 밀알 되기를"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뉴시스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고 당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아쉬운 심정을 가눌 길이 없지만, 이제 우리 당의 시스템공천 결과를 받아들이려 한다.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제 물러서지만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미력이나마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작은 희생이 우리 당 승리의 밀알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과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과 기여로 답해주신 한동훈 위원장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도 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우리 강서 지역에도 이기는 후보, 승리하는 후보를 공천해 주기 바란다"며 "20여년 강서에 뿌리내린 김성태의 정치가 우리 당 후보를 승리로 이끌어가는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기 바란다"고 당과 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아울러 "김포공항 고도제한 완화, 중단 없는 마곡개발, 방화동 건폐장 이전, 임대주택 삶의 질 개선을 위시해 김성태가 힘써 온 지역사업은 우리 당의 새로운 후보가 잘 이어받아 성공적으로 뒷마무리를 잘 해주시길 바란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강서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1심 무죄 판결 이후 2심 재판이 한참 진행되던 가을 무렵 당시 수사 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전해온 일이 있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고, 지금도 그 진솔한 사과를 잊지 않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두 번 다시는 이처럼 억울한 누명을 만들어 씌우는 정치보복 수사는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며 "온 가정을 피폐하게 만들고,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이런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제 울분을 내려놓고자 한다. 오로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제 갈 길을 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통해 공천 심사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4대 부적격 비리'로 형사처벌을 받으면 사면·복권이 되더라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급조 규정이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해 정권교체의 초석을 놓은 공로를 공관위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서울 강서을에는 김 전 원내대표 외에 경쟁력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전 원내대표는 누구와 다르게 '진짜 단식'을 하신 분으로 목적 자체도 자기를 지키려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명분이 있었다"고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이번에 우리가 도입한 시스템 공천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최종 거취 결정을 두고 김 전 원내대표의 고심이 매우 깊었다는 후문이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일부 측근들은 무소속 출마 의견까지 낼 정도로 격앙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당의 단결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일보 후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 전 원내대표는 "제 억울함과 안타까움, 울분은 윤석열 정권과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밀알이 되기 위해 내려놓기로 했다"며 "오늘의 결정과 결단은 오로지 이번 총선이 반드시 국민의힘 승리로 귀결돼야 한다는 저의 충정이자 정치"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