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못 피한 '송곳질문'?…野 공천면접 첫날 계파간 신경전도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4.02.01 01:00 수정 2024.02.01 06:40

민주당 공관위, 면접 1일차에 계양을·종로 등 33곳 면접

李도 30초 자기소개 후 정책질의 받아…"최선 다해 답"

'홍영표-이동주' '박용진-정봉주' 비명-친명 후보 기싸움도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을 실시한 가운데, 울산 동구을 황명필·김태선·김종환 예비후보(왼쪽부터)가 면접을 앞두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표님, 30초 자기소개 하세요."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총선 지역구 예비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엿새간의 공천 면접에 돌입했다. 후보자들은 자신의 경쟁력을 내세우는 한편, 경쟁 후보와의 신경전도 벌였다. 이재명 대표도 '송곳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31일 공관위에 따르면, 공관위는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지역구 예비후보 공천 면접을 실시한다. 첫날인 이날엔 서울 종로와 중구·성동을, 인천 계양을 등 33개 지역구가 대상이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공천 면접을 시작하기 전 모두발언에서 "이번 공관위는 국민참여공천과 시스템공천 2.0을 구축해 민주당과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도록 전체질문과 개별질문·심층질문으로 세분화했다"며 "현지 평판조사와 적격성 심사, 도덕성 검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말하기보다 국민들로부터 더 겸허하게 들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 공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면접을 포함한 전 과정에서 공정한 공천 관리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공관위의 시스템공천 결과에 대해 아름답게 승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복수의 후보들과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면접은 두 사람인 경우 7분, 세 사람인 경우 10분가량 진행됐다. 각 후보는 30초간 자기소개를 한 뒤 많게는 5개의 질문에 답해야 했다.


질문은 기후위기와 저출생 등 현안에 대한 대책, 정책 질의 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등의 상황을 가정한 압박 질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지역구 후보자 면접을 보기 위해 면접장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도 이날 면접을 봤다. 그는 면접을 위해 당사에 들어서다 만난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국회의원 후보로서 왜 국회의원이 돼야 되는지를 우리 공관위원들께 잘 설명드리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면접을 마친 뒤엔 "질문이 상당히 많이 다양했다"며 "저출생의 원인 질문도 있었고, 소수자 보호 제도에 관한 것도 (있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잘 답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당대표는 전략공천을 하는 게 관례인데 경선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당에 시스템과 당헌·당규가 있으니 그에 따라 공평하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에게 친명(친이재명)계 인사가 도전장을 던진 지역구 후보들 사이에선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 부평을 현역인 홍영표 의원과 이곳에 도전장을 낸 이동주(비례대표) 의원 사이엔 "(자객 공천으로) '핫한' 지역구가 되지 않았나"(홍 의원), "국민은 민주당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이 의원)라는 뼈 있는 발언이 나왔다.


서울 강북을에 도전장을 낸 정봉주 전 의원은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을 공격하는 의원"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공관위는 면접과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6일부터 종합심사에 들어가 최종 공천 낙점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공천심사는 정량 평가인 공천 적합도 조사(40%)와 정체성(15%)·도덕성(15%)·기여도(10%)·의정활동(10%)·면접(10%)으로 구성된 정성평가를 합산해 결과를 도출한다.


오는 1일에는 서울 마포갑, 강서갑·을, 영등포갑·을 등 서울 일부 지역구와 경남·대전·충남 일부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면접이 진행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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